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엘리 얼릭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8세 때 자신이 여성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운동부에 가입했을 때 남학생팀에서 뛸 것을 강요받자 스스로 탈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엘리는 학교 생활에 흥미를 잃었고, 성적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조금 편해지게 됐습니다. 이번 주에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학교에서 태어난 성별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고 운동부에도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받게 된 것입니다. 이미 학교 단위에서 학생들의 성정체성을 존중해주는 곳도 많지만, 주 차원에서 법을 통과시킨 것은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가 처음입니다. 이 법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것이 각 학교에서 알아서 할 문제이며, 화장실이나 샤워실에서 어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여학생팀에서 뛰는 ‘남학생’이 부당한 특혜를 누리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성정체성을 존중해줌으로써 문제가 생기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교사들이 이 법을 지지하는 이유죠.
트랜스젠더들에게 삶은 쉽지 않습니다. 트랜스젠더들 사이의 실업률이나 빈곤률, 자살률은 미국 평균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법을 비롯해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법정에서도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겠다는 트랜스젠더 남학생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나왔고, 어린이와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전문으로 다루는 소아내분비학자들도 많아졌습니다. 미국의 인구조사에는 트랜스젠더 관련 항목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관련 통계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인의 0.1-0.7% 가량이 트랜스젠더라는 연구 결과로 미루어볼 때, 이번 입법으로 조금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될 캘리포니아의 학생 수는 약 3만명으로 추산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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