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Republican National Committee)가 보스톤에서 열린 여름 총회에서 CNN과 NBC에 다음 번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 중계를 맡기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앞서 프리버스(Reince Priebus) RNC 의장이 두 방송국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보이콧을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밝힌 뒤 나왔습니다. CNN과 NBC는 각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촬영, 제작하고 있는데, 공화당은 이를 두고 “진보적인(liberal) 미디어의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 띄우기”라며 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이번 결의안이 구체적인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프리버스 의장은 “민주당에 대한 지나친 편향을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시인한 방송국에게 우리 후보들의 토론을 맡기면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책 토론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당내 경선이 너무 지루하게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롬니 후보가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공화당 선거전략가들은 다음 대선에서는 경선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 왔습니다. 이번 결의안에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언론보도를 위한 결의안(a resolution in support of media objectivity and accountability)”이라는 제목을 붙인 공화당은 ABC나 CBS, 스페인어 채널에만 토론을 맡기는 것은 물론이고, 토론 형태나 사회자 지정 등 세부적인 사안에도 더욱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CNN과 NBC 측은 공화당의 정치적인 공세가 지나치다며 반박했습니다. CNN은 아직 인터뷰도 다 끝내지 않은 다큐멘터리를 두고 벌써부터 편향성을 운운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NBC는 여기에 더해 해당 4부작 드라마는 뉴스를 제작하는 보도국이 아니라 드라마 담당 부서(NBC Entertainment)에서 만드는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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