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중동에서 급성장하는 무알콜 맥주 시장

애주가들은 무알콜 맥주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콜도 없는 게 술이냐’는 논리죠.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 무알콜 맥주 소비량은 22억 리터로 5년 전보다 80%나 늘어났습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들이지만, 술을 마시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이슬람 사회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맥주를 마시는 문화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껏 술은 집에서만 몰래몰래 마시던 중동 사람들이 식당이나 바에서 (무알콜) 맥주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중동 국가들의 무알콜 맥주시장 점유율은 어느덧 30%를 넘었습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무알콜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한 베누쉬(Behnoush) 같은 경우는 어엿한 중견 기업이고, 2005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집권세력으로 선출된 하마스도 알콜이 없는 맥주 타이베(Taybeh)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기업들 뿐 아니라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들도 지역의 양조, 음료 회사들을 사들인 뒤 무알콜 맥주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시장이 점점 커지다 보니 브랜드마다 주요 타겟으로 삼는 소비자층이 나뉘며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동의 이슬람 사회는 대체로 종교적인 색채가 짙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무알콜 맥주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알콜이 없는, 그래서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맥주라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서구의 방탕한 문화를 상징하는 맥주로 인식될 경우 알콜이 있든 없든 배척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의 종교지도자들이 발표한 파트와(종교적 규율)를 보면, 무알콜 맥주의 경우 꾸란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무알콜 맥주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입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Recent Posts

“궁지 몰리면 무력 충돌 불사할 수도”… 양안 분쟁 발발하면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20일) 취임했습니다. 4년을 쉬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질서에 몰고…

1 일 ago

[뉴페@스프]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이 사람이 트럼프의 미래일까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4 일 ago

“불리한 여론 뒤집으려는 말인 줄 알았는데… 뒤에서 웃는 시진핑·푸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언급한 적 없다가 당선된 뒤 꺼내 든 의제 가운데 가장…

5 일 ago

[뉴페@스프]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주 ago

“LA 산불 반복되는 과학적 이유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트럼프·머스크”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LA 일대에서 난 산불로 큰 피해가 났습니다. 사망자도 20명을 넘었고, 강풍에 불길이…

1 주 ago

[뉴페@스프]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