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로스쿨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

경기 침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입학을 생각하고 있는 20대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글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졸업생들의 전망이 그리 좋지 않고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이 바뀌면서 변호사들이 과거에 하던 역할이 쓸모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버드 로스쿨의 마이클 심코비치(Michael Simkovic) 교수와 럿거스 대학의  경제학자인 프랭크 맥킨티어(Frank McIntyre)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학부 성적, 가정환경, 인종, 성별등을 통제 한 뒤 비슷한 조건을 가진 학생이 학부만 졸업하는 경우보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이 일생에 걸쳐 백만 달러를 더 벌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들은 경제 위기 이후 로스쿨 졸업생들의 소득 프리미엄이 줄어들었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6년 미국 인구통계 데이터에 기반해 이들은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과 학부만 졸업한 사람들의 소득을 연령대에 걸쳐 비교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은 비슷한 조건의 학부만 졸업한 사람들에 비해 연간 53,000달러를 더 벌었습니다. 이를 일생으로 환산하면 약 백만달러인데 이는 로스쿨의 학비보다 훨씬 많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로스쿨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든 로스쿨 졸업생의 평균 소득보다는 졸업후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하위 성적 졸업생이나 명성이 높지 않은 학교의 졸업생들의 전망에 대해서 지적해왔습니다.하지만 심코비치-맥킨티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로스쿨 졸업생들이 평균적으로 소득이 더 높을뿐 아니라 소득 하위 25%의 경우에도 비슷한 조건을 가진 학부만 졸업한 사람중 소득 하위 25%에 비해 연간 만 7천 달러를 더 법니다. 전통적으로 주식의 평균 수익률이 연간 6.8%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간 학비가 6만불에 달하는 로스쿨에 투자하는 것은 8~10%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논문은 2008년에 졸업한 졸업생들의 소득 데이터에 기반해서 실제로는 이들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학부만 졸업한 사람들에 비해 소득 프리미엄이 이 기간동안 증가했습니다.

논문 하나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기는 힘듭니다. 이 논문이 여전히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의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 로스쿨 시험준비를 당장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법률 시장은 2008년 이후 계속해서 사정이 악화되어 왔습니다. 이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는 2008년 졸업생들의 연봉인데 2008년 졸업생들은 경제 위기의 최악의 여파를 경험한 세대가 아닙니다. 2010년이나 2011년 졸업생들이 아마도 “잃어버린 세대”에 해당할 것입니다.

2.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본질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의 수익이 상승하고 있지만 고급 법률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거의 변화가 없고 많은 로펌들은 비용을 낮추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면서 한 때 많은 수익을 냈던 변호사의 활동들의 수익폭이 크게 좁아질 것입니다. 전체 미국 경제로보면 경기 침체로 잃었던 일자리의 3/4가 회복되었지만 법률 시장의 경우 16%만 회복되었습니다.

3. 하위 25% 졸업생들은 여전히 전망이 어둡습니다. 평균적으로 로스쿨 졸업생들의 전망이 아직 괜찮다고 하더라도 로스쿨이 잘 나갈때 너도나도 로스쿨을 개설했던 학교들의 경우 최근 졸업생들의 실업률이 20% 이상입니다.

(The Atlantic)

원문보기

로스쿨 졸업생(Law Degree)과 학부 졸업생 (Bachelor’s Degree)의 연령대에 따른 평균 연봉 차이

학부만 졸업한 사람들에 비해 로스쿨 졸업생들이 얼마나 더 돈을 버는지 (earning premium)를 보여주는 그래프.

arendt

View Comments

Recent Posts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9 시간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일 ago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3 일 ago

[뉴페@스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문건… 정작 묻히고 있는 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5 일 ago

“뻔한 정답 놓고 고집 부린 결과”… 선거 진 민주당 앞의 갈림길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을…

6 일 ago

[뉴페@스프] 독서의 대가로 돈을 준다고? 중요했던 건 이것과 ‘거리 두기’였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