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모르시가 이집트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을 때, 이코노미스트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매체로서, 정치를 종교에 종속시키고 여성과 소수자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슬람형제단에 동의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르시가 52%의 표를 얻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어쨌거나 이집트에서 30년 간의 독재가 막을 내렸다는 사실에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난 며칠 간의 상황이 더욱 절망적입니다. 군과 거리 시위에 의해 물러난 모르시 대통령의 사례는 이 지역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모르시 정권이 몰락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1400만명에 달한 시위 인파의 규모를 보면, 일부 반대파의 불만 표출이라고 보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경제 부문에 있어 모르시 정권의 무능은 수치로도 잘 드러납니다. 환율과 외환 보유고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고, 청년실업률은 40%에 달했습니다. 정전이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가 하면 농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범죄율은 치솟았습니다. 이집트는 호시절에도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들 간의 대립으로 갈등을 겪었는데, 이와 같은 양극화는 모르시 정권 하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를 견제해야 할 법원과 언론, 시민사회, 군과 경찰은 그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인권이나 민주주의를 외치면 외국인이라 해도 박해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집트 시민들이 모르시 하야를 원한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정권을 성공적으로 끌어내린 것이 이집트, 나아가 지역 전체의 민주주의에는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주변국의 야당들은 이집트 사태에서 의회 활동이 아닌 거리 시위를 통해 원하는 바를 얻어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집권에 성공한 이슬람주의자들은 쿠데타로 물러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반대파 탄압에 박차를 가할지도 모릅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집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군이 이대로 권력을 장악하려든다면, 이집트는 실패한 혁명의 절망감이 더해진 무바라크 시대로 되돌아 갈 것입니다. 군이 조기 선거 계획을 수립하고 이슬람주의자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면, 이집트의 민주주의에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고비마다 시민들의 신뢰를 등에 업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군부는 민주주의를 제자리에 돌려놓음으로써 그 신뢰에 보답해야 할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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