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피켓(Reverend Carroll Pickett)은 1980년부터 1995년까지 텍사스주의 사형 집행장이 위치한 교도소 소속 목사를 지내며, 사형수 95명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사형제도에 반대하게 된 피켓 목사의 글을 전합니다.
“사형 집행일 새벽 6시부터 집행 순간까지 사형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의 일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형 집행을 지켜본 것은 1982년 12월 7일이었습니다. 그날 죽은 찰리 브룩스는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한 1976년 이후 텍사스주 최초의 사형수였고, 전 세계에서 최초로 약물 주입으로 사형당한 인물이었습니다. 새로운 집행 방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죠.
이후 저는 나름의 절차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사형수가 마지막 말을 마칠 때 까지 약물 주입이 시작되지 않도록 중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도왔습니다. 대부분의 사형수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와의 접촉을 원하는데 묶여있는 손을 잡을 수는 없기 때문에, 맥박이 뛰는 오른쪽 다리에 제 손을 얹어 마지막 순간까지 사형수들이 손길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가져갈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 번은 사형 결정이 여러번 번복되어 26시간 동안 자신의 감방과 사형 집행장을 몇 번이나 오가야 했던 사형수도 있었습니다. 결국 1년 후 사형은 집행되었죠. 정말 잔인한 처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헌법은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저는 이런 일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텍사스의 사형 집행 절차는 시간을 거치며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밤 12시에 집행하던 것이 오후 6시 집행으로 바뀌었고, 세 가지 독극물을 주입하던 방식이 한 가지를 주입하던 것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한 가지 약물을 쓰면서 사망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졌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제도적인 후퇴라고 생각합니다. 약물 주입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형수들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함께 한 95명의 사형수 가운데 4명은 무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저지른 범죄에 참여했지만, 직접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사람도 35명에 달했습니다. 놀랍게도 죄 없이 죽은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가장 침착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보았고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사형제도를 반대합니다. 수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두 가지만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텍사스주가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생한 경험을 통해, 무고한 사람들이 사형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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