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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눌런드와 수전 라이스의 엇갈린 운명

주 리비아 대사를 포함해 4명의 미국 외교관이 숨진 벵가지 대사관 습격사태 이후 백악관의 발표 지침을 작성하고 수정하며 주고 받은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두 외교관의 엇갈린 운명이 눈길을 끕니다. UN 대사이자 차기 국가안보보좌관 유력 후보인 수전 라이스는 이메일 공개를 통해 발표 내용 작성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언론에 나가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는 이유로 공화당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한편 국무부 대변인이자 차기 국무부 차관 후보인 빅토리아 눌런드는 발표 내용 작성에 입김을 행사하고도 일부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차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치입니다. 수전 라이스는 공화당이 지지할 수 없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내러티브를 가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한 반면, 빅토리아 눌런드는 양당과 정부 내 두루 아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공화당의 반(反) 오바마 전선에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눌런드는 딕 체니 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 하에서도 요직을 지냈고, 미트 롬니의 선거 운동 자문을 지낸 네오콘 역사학자이자 비평가를 남편으로 두고 있습니다. 라이스의 경력은 클린턴과 오바마 정부 하에서 두드러집니다. 사실 두 사람은 벵가지 사태 자체에 책임이 있다기보다 뒷수습 단계에서 끌려들어간 인물들입니다. 각자의 입장을 변호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회 내 공화당의 반응은 공평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라이스의 차기직이 될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는 상원의 인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라이스를 크게 비난했던 공화당 소속의 한 상원의원도 라이스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오른다면 벵가지 사태 문제와는 별개로 함께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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