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테러와 연관되어 유명해진 몇몇 사람들 때문입니다. 또 여성들의 경우에는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영국에서 이슬람교는 더 이상 이민자들의 종교가 아닌 영국인들의 종교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개종한 사람들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웨일즈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영국인은 5200명 가량이고, 누적된 수는 총 10만명 안팎입니다.
개종이 적극적인 전도로 이루어진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무슬림들이 길거리에서 나누어주는 홍보 전단은 대부분 극단주의를 비난하는 것들이지, 개종을 유도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무슬림들과 알고 지낸 경우가 많습니다. 무슬림과 결혼하기 위해 개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영국 사회의 선정적인 모습에 등을 돌리고 종교로 귀의하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 커뮤니티에서 느낄 수 있는 유대관계와 소속감을 개종의 이유로 꼽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감옥에서 개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도소가 종교적 극단주의의 온상이라는 정부의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 실제로 수감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개종한 사람들의 3분의 1이 이슬람교의 절제와 규율이 수감 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종한 신도들이 기존의 신도들과 잘 어울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무슬림 커뮤니티가 에스닉 커뮤니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와 같은 틈을 메꾸기 위해 ‘뉴 무슬림 프로젝트(New Muslim Project)’와 같은 단체도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개종한 무슬림이 운영하는 모스크도 영국 내 두 곳이나 됩니다. 그러나 새로 찾은 삶의 열정이 과거 삶으로부터의 단절, 그리고 온건한 무슬림 커뮤니티로부터의 소외로 인해 극단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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