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프랑스 툴루즈의 경제학자들이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나라에 고루 돌아가는데 왜 국가별 소득 격차는 벌어지는가?(If technology has arrived everywhere, why has income dierge?)”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경제 성장은 근본적으로 기술 혁신에 의해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경제학자들은 과거에 비해 오늘날 기술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퍼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음에도 왜 여전히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소득 격차가 큰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18세기에 유럽에서 발명된 기계의 회전축(spindle) 기술이 다른 나라로 퍼지는 데 평균 119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는 고작 7년밖에 안 걸렸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사람들은 기술 확산속도가 빨라졌으니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속도도 빨라졌을 거라고 예상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은 이유로 저자들은 기술 확산 속도는 빨라졌지만 새로운 기술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선진국만큼 깊숙이 뿌리를 내리거나 널리 확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자 중 한 명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디에고 코민(Diego Comin)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얼마나 융화되는지 정도의 차이가 100여 년 전부터 일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기계의 회전축 같은 경우는 이를 발명한 선진국 사회에서 확산된 것과 비슷한 수준(98%)으로 개발도상국에서도 해당 기술이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PC)의 경우 개발 도상국에서 이 기술이 이용되는 정도는 서구 선진국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인터넷 기술의 사용 정도는 선진국의 4%에 불과합니다. 저자들은 기술 확산의 정도가 왜 크게 다른 지에 대해 명확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코민 교수는 100여 년 전 가장 혁신적이었던 선진국은 기술을 도입하고 사회 속으로 융화시키는 일을 개발도상국보다 더 잘하고 혁신의 장점을 경제 전반에 활용하는 방법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저자들은 1820년대 이후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소득 격차의 80%는 기술이 그 사회에 얼마나 확산되었는가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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