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꾸준히 “따뜻한 남쪽”을 찾아 이주해 왔습니다. 전체 미국 인구 가운데 남부를 비롯해 따뜻한 태평양, 대서양 연안에 사는 인구의 비율은 1970년대만 해도 40%가 채 안 됐지만, 2000년대 들어 50%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살기 좋은 기후와 상대적으로 싼 물가의 생활환경을 찾아 계속된 이주는 주택경기의 호황을 넘어 과열로 이어집니다. 2008년 주택시장이 붕괴되기 직전 남부 주요 대도시들의 집값은 대출 규제가 비교적 엄격했던 텍사스 주의 댈러스나 휴스턴 정도를 제외하면 몇 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였습니다. 무리해서 빚을 내 집을 샀던 채권자들은 줄줄이 파산 상태에 이릅니다.
주택 경기가 분명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가운데, 따뜻한 남쪽 지역의 집값은 북쪽보다 여전히 싼 편입니다. 2000년도 집값과 비교했을 때 워싱턴DC는 79%, 뉴욕이 63%, 보스톤이 49% 비싸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9%로 그 폭이 낮고, 피닉스는 비슷한 수준, 애틀란타는 오히려 11% 낮아졌습니다. 또한 따뜻한 남쪽 도시지역의 고용 상황이 북쪽 도시지역보다 대체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여러 도시나 텍사스의 오스틴 같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는 테크산업 덕에 활황을 누리는 도시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것만큼 도시들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인은 없습니다. 에너지 산업 등 기반산업이나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생산시설과 일자리는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인구 이동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미국 사람들은 다시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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