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좌파 정권 가운데 세계에서 최초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집권한 칠레 아옌데 정권의 뛰어난 정치인이자 외교관, 그리고 아옌데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절친. 칠레의 대표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네루다는 1973년 9월 23일 지병이었던 전립선암 악화로 숨진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네루다의 경호원이자 운전기사였던 마누엘 아라야(Manuel Araya) 씨는 의사가 항암치료를 빌미로 알 수 없는 약물을 네루다에게 투여한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사의 소행은 피노체트 군부의 지시가 없이는 있을 수 없었다는 거죠. 처음에는 음모론을 믿지 않던 법원은 지난 2년에 걸친 조사결과 타살 의혹을 살 만한 정황이 드러나자 이슬라네그라의 생가 근처에 묻혀 있는 네루다의 시신을 발굴해 부검을 실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네루다 재단은 공식적으로 타살 의혹을 부인하며 시신 부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변호사 콘트레라스 씨는 오랫동안 네루다의 사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해 왔습니다.
“당시 칠레 민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 셋입니다. 아옌데 대통령과 누에바깐시온을 창시한 민중음악가 빅토르 하라, 그리고 네루다죠. 아옌데 대통령은 미국을 등에 업은 피노체트의 쿠데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하라도 며칠 뒤 칠레국립경기장에서 수많은 무고한 젊은이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네루다는? 군부가 암살을 지시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정황상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는 인물이었죠.” (Gau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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