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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대통령을 소재로 개그를 하면?

이집트와 미국이 트위터 상에서 표현의 자유, 종교, 주권을 주제로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발단은 지난 일요일, 이집트의 인기 코미디언 바셈 유세프가 자신의 TV쇼에서 모르시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불려가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끝에 보석으로 풀려난 사건이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 사건이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가 점점 억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며, 혁명 뒤 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에 사사건건 나서는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반면 모르시 대통령은 검찰이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독립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이 사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커지는 불편한 현실”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또 유세프와 친분이 있는 미국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도 유세프가 한 일은 “내가 (부시 대통령이 재임한) 8년 간 커리어로 삼았던 일”이라고 말했고, 주 카이로 미국 대사관의 트위터 계정이 이 말을 전했습니다. 모르시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무슬림 형제단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무슬림 형제단의 정치 조직인 ‘자유와 정의당’은 뉼런드의 발언을 통해 미국이 미디어 상에서의 종교 모독을 환영하는 나라임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습니다. 대통령실도 주 카이로 미국대사관 트위터 계정에 “외교 공관으로서 부정적인 정치 프로파간다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답을 남겼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이와 같은 논란에도 굴하지 않고 유세프는 물론 유세프를 옹호한 언론인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유세프의 쇼를 방송하는 채널에 허가권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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