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에 남성과 동등한 토지 상속권을 얻기 위해 투쟁했던 초기 페미니스트 앤 클리포드(Anne Clifford)의 초상화가 발견되어 다음달 네덜란드에서 전시될 예정입니다. 초상화 전문 미술상의 컬렉션 속에서 발견된 이 초상화는 1681년 윌리엄 라킨(William Larkin)이 그린 작품으로, 상복을 입은 28세 앤 클리포드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앤 클리포드의 일기 속에는 아기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사촌에게 초상화를 선물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바로 그 작품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그림은 앤 클리포드의 생애 연구와 화가 윌리엄 라킨의 예술 세계 연구에 모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며, 경매 추정가는 35만 파운드(5억 8천만 원)에 달합니다.
1590년 컴벌랜드 백작인 조지 클리포드의 딸로 태어난 앤 클리포드는 1605년 아버지의 사망 당시 유일한 자녀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지를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기나긴 법적 투쟁은 1643년 삼촌과 그 아들이 죽고 나서야 앤 클리포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그녀는 딸도 영지 뿐 아니라 백작 지위까지 물려받아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하고, 이 소송에서도 승리하여 스스로 백작이 됩니다. 오는 봄과 여름에 걸쳐 제인 오스틴이 거주했던 하노버의 셔튼 하우스(Chawton House)에서는 그녀의 삶과 글을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리며, 내년에는 관련 기록과 연구의 결과물을 종합적으로 수록한 “그레이트 북 오브 레코드(Great Book of Record)”라는 책이 출판될 예정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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