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출소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어윈 제임스(Erwin James)가 노르웨이의 바스토이 섬을 방문한 내용을 르포로 전해 왔습니다.
2.6제곱 킬로미터의 작은 섬 바스토이는 섬 전체가 감옥입니다. 형기가 5년 이내로 남은 재소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마지막 감옥으로 바스토이에 머물고 싶다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인구 5백만 명 남짓 되는 노르웨이에서 죄를 짓고 감옥에 수감돼 있는 사람은 모두 4천여 명입니다. 이 가운데 현재 115명의 재소자들이 바스토이 섬에서 징역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우리의 기준에서 ‘옥살이’라는 말을 무색케 합니다. 우선 6명이 공동주택 한 채에 사는데, 각자 방이 배정돼 있고 부엌과 화장실을 비롯한 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재소자들은 하루 두 끼는 직접 요리를 해 먹습니다. 식재료는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데, 재소자들은 섬 안에서 가축을 기르거나 과일을 재배하고 자전거를 수리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하루 1만 원 정도의 돈을 벌고 여기에 매달 12만 원 정도의 식비를 보조금으로 받습니다. 기타를 배워 밴드에 들어가 작은 공연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교도관들은 하루에 3번 재소자들의 인원만 확인할 뿐입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섬에 남아 있는 교도관은 4명 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이나 친구와 면회가 가능한데, 부인이 면회를 올 경우 사생활이 보장된 공간에서 부부관계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재소자들은 출소 이후의 삶을 스스로 준비할 기회를 누리고 있습니다.
바스토이 감옥의 교도소장 닐센 씨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닐센 씨의 생각이 곧 노르웨이 교도행정의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감옥은 분명 사회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이 벌을 받으러 오는 곳이죠. 자유를 잃고 격리되는 것 자체로 그들은 죗값을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감옥에 왔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고통을 느끼도록 죄인들을 막 대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간도 짐승 대우를 받다 보면 정말 짐승처럼 행동하고 살게 되거든요. 이들이 감옥에서 나가 사회로 돌아간 뒤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을 낮추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유럽에서 범죄자들의 재범률이 가장 낮은 노르웨이에서도 바스토이 감옥 출신들의 재범률은 16%로 특히 낮습니다. 노르웨이라서 가능한 사회적 합의와 여러 환경 조건이 있겠지만, 바스토이 감옥의 사례는 전 세계 많은 곳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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