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건강 상의 이유로 오는 28일 교황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가톨릭교의 최고위 성직자들은 3월 중순 바티칸 시국에 모여 다음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밟습니다. 이 절차를 가리키는 말은 콘클라베(conclave)로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이란 뜻의 라틴어 cum clave에서 나왔습니다. 1271년 당시 33개월 동안 교황을 뽑지 못한 추기경단을 압박하기 위해 시민들이 추기경들을 한 건물에 가둬놓고 빨리 새 교황을 뽑으라고 종용했고, 그렇게 해서 뽑힌 그레고리 10세가 3년 뒤 교황 선출에 관한 칙령을 개정해 공표했습니다. 추기경단은 새 교황을 뽑는 동안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최후의 만찬”이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 밖으로 나올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996년 당시 교황인 요한바오로 2세는 추기경단이 바티칸에 마련된 숙소에서 잔 뒤 버스를 타고 예배당에 왕래하며 투표할 수 있도록 “주님의 양떼들”이라는 이름의 새 법을 공표했습니다. 80세 이하의 추기경들 가운데 120명의 투표인단이 무기명 투표로 교황을 뽑는데, 콘클라베 기간 중에는 성령의 뜻에 따라 교황을 선출할 뿐 외부와는 어떠한 형태의 대화를 나눠서도 안 됩니다. 또 시스티나 예배당 내부는 물론 근처 어디에도 비디오 녹화장치나 음성 녹음장치가 작동되어선 안 됩니다. 교황이 투표에서 선출되지 않았을 때는 예배당의 굴뚝을 통해 검은 연기가, 선출되었을 때는 흰 연기가 나오는 게 전통인데 연기 색깔이 분명하지 않아 밖에서 새 교황을 영접하기 위해 기다리던 많은 신도들에게 메시지가 잘못 전해진 적도 있습니다. (Guardian)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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