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권선징악 위원회(Committee for the Promotion of Virtue and Prevention of Vice)라는 정부(왕실) 지원금을 받는 단체가 있습니다. 하야(Hayaa)라고 불리는 이 단체의 자율방범단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사회에 서구의 문란한 풍습이 스며드는 것을 막고, 율법에 어긋나는 모든 것들을 규제한다는 목적 아래 활개를 치고 다닙니다. 걸프 해안의 담맘이란 도시에 사는 한 여성이 올린 트윗을 계기로 하야에 대한 비아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율방범단원들은 얼마 전 담맘의 한 쇼핑몰에 있던 석고로 뜬 공룡 모형을 문제 삼으며 갑자기 쇼핑몰의 불을 끄고 아이들과 시민들을 몰아냈습니다. 외간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어울리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쇼핑몰은 늘 하야에게 눈엣가시 같은 곳이었습니다. 수많은 트윗이 올라왔습니다. “신 대신 공룡을 숭배할까봐 두려웠나보다”, “공룡 수컷과 암컷이 같이 있는 모습이 불경스러웠구나”, “공룡이라도 암컷이 수컷의 보호 없이 공공장소에 나타났으니 문제가 됐나봐”. 공룡들에 입혀놓은 옷이 속살을 완전히 못 가렸거나, 왕족들의 의상과 비슷한 망토를 공룡에게 입혀놓아서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트위터 상에서는 구태에 갇혀 있는 ‘하야식 권선징악’에 대한 네티즌들에게 조롱과 비아냥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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