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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선정 올해의 인물 후보 ⑨

33. 폴 라이언(Paul Ryan)

롬니의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로 대선을 치른 라이언은 패자이지만 공화당의 차기 대권후보로 입지를 다졌습니다.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라이언은 대대적인 감세와 정부지출 대폭 감소(주로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 철폐)를 통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예산안을 주장하며 오바마에 맞서 왔습니다. 민주당원들은 예산 전문가라는 라이언의 이미지가 과장된 거라고 비난하지만 어쨌든 라이언은 여전히 하원의원 직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가 주목되는 정치인입니다.

34. 존 스튜어트(Jon Stewart)

시사 코메디쇼인 “Daily Show” 진행자 스튜어트는 대선기간 내내 재치 있는 풍자와 정치인 성대모사 등으로 쉼없이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제공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지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정치인의 거짓말과 위선을 낱낱이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스튜어트는 버라이어티쇼 부문에서 10년 연속 에미상(Emmy, 우리나라 방송대상 격)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35. 아웅산 수치, 테인 세인(Aung San Suu Kyi and Thein Sein)

50년 동안 군부의 철권 통치 아래 신음하던 미얀마에 민주화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 바람의 중심에는 단연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있습니다. 10년 넘도록 가택연금을 당했던 수치 여사는 자유의 몸이 된 뒤 출마한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군부 출신으로 여전히 미얀마의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발맞춰 정치범을 석방하고 핵시설로 의심 받던 지역에 대한 IAEA의 핵사찰 수용, 노조 설립을 허용하는 국내법 개정 등 테인 세인 정권은 잇따른 개혁 행보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6. 불법 이민자(Undocumented immigrants)

불법 이민자라고 번역했지만 엄밀히 정의하자면 올해의 인물에 뽑힐 만한 집단은 “미국에 사는 불법 이민자들의 자식 세대”일 겁니다. 지난 6월 15일 오바마 대통령은 어렸을 때 미국으로 불법 입국해 체류하며 살기 시작한 많은 이민자들의 자식들은 제대로 된 시민권이 없더라도 불법체류자로 간주하거나 추방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은 1백만 명 가까운 “불법 이민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대로 미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됩니다. 적지 않은 라티노, 아시안 유권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열렬한 지지로 화답했고, 이민 정책에 있어 강경 일변도를 고수해 온 공화당도 마지 못해 유화책을 꺼내들게 만들었습니다.

37. 시진핑(習近平)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추대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엘리트 출신입니다. 아버지가 마오쩌둥에게 정치적 숙청을 당해 어린 시절 7년 동안 사실상의 유배살이를 해야 했던 시진핑의 정치적 성향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노선을 대체로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빈부격차 해소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꺼내들 개혁 카드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8.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또래 남자 아이들은 가는 학교에 갈 수 없는 게 문제라고 여겼던 어린 소녀 유사프자이는 공개적으로 여성의 권리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다니며 인기 스타가 됩니다. 하지만 엄격한 이슬람 율법 샤리아의 전통이 남아있는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유사프자이의 용기는 끔찍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탈레반 대원이 소녀를 총으로 쏜 거죠. 영국까지 이송돼 장시간의 수술을 받은 유사프자이는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과 무슬림 세계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여성과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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