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면 소위 “회사를 말아먹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기업들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런데 일본은 예외입니다. 스즈키, 마쓰이증권, 산토리 등 굴지의 대기업 뿐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는데도 경영 실적이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재정경제학紙(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에 실릴 예정인 한 편의 논문은 일본의 가업을 연구한 결과 이들의 성공비결로 壻養子(무코요시, 우리말로는 데릴사위제 정도로 번역이 가능)를 꼽았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총 81,000여 건의 입양이 성사됐는데 이 가운데 90%가 어린아이 입양이 아니라 20, 30대의 다 큰 성인을 입양한 경우입니다. 사업의 대외적인 업무는 관습상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맡아야 하는 일본에서 딸밖에 없는 집안이 똑똑하고 유능한 사위를 아예 성을 바꿔 호적상 아들로 집안에 들이는 것이죠. 부잣집 외아들이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매형이나 매제에게 회사를 맡길 수도 있기 때문이죠. 논문은 이런 독특한 입양제도와 경쟁관계가 회사를 경영하는 데 적합한 인재를 고르기에 충분한 인재 풀을 보장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2000년 이전까지의 자료만을 참고했습니다. 최근 들어 이러한 관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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