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내륙국가인 볼리비아 사람들에게 “바다의 날”은 뜻깊은 날입니다. 19세기 말 칠레와의 태평양전쟁에서 패해 태평양 연안 영토를 빼앗겼던 역사를 되새기는 날이자, 정치인들에게는 “우리의 바다를 되찾자!”는 선동적인 구호를 내세우기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철천지 원수 칠레에게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꺼내 든 전략은 실랄라(Silala) 강의 소유권 다툼입니다.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원에서 발원하는 실랄라 강은 칠레를 지나 태평양으로 흘러듭니다. 아타카마 사막 근처의 주민들과 광산 노동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수자원이죠. 볼리비아는 현재 실랄라 강의 물줄기가 인위적으로 칠레 쪽으로 흐르도록 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줄기를 자연스럽게 돌린 뒤 강에 물고기 양식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농업용수를 쓰고 댐을 지어 수력발전을 하겠다는 다소 실현 가능성 없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칠레는 실랄라 강의 물줄기는 예전부터 지금의 길대로 흘러 왔다며 볼리비아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칠레가 볼리비아에게 연안 영토를 떼어줄 리는 만무합니다. 다만 볼리비아가 칠레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 금지를 해제하면 칠레도 볼리비아가 자국의 무역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상에 나설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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