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부가 지난해 도입했던 비만세(fat tax)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건강에 안 좋은 음식에 세금을 물려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국민들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줄어들면 그만큼 건강보험에 드는 사회적 비용도 줄 거란 기대가 비만세라는 실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세금을 도입해 보니 부작용이 너무 컸고, 정부는 1년만에 세제를 폐지했습니다. 감자튀김이나 핫도그 등 비만을 부르는 먹을거리 가격만 오른 게 아니라 고급 치즈 등 건강에 좋은 모든 식품과 식자재 값이 껑충 뛰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은 다른 물건 값을 올려서라도 식료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영세 정육점 같은 경우 높아진 세율이 고스란히 고기값에 반영됐습니다. 이러자 덴마크 사람들 사이에 독일이나 스웨덴 등 국경 너머 외국까지 가서 장을 보는 게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덴마크 국민의 48%가 올해 외국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여기에 쓴 돈만 105억 크로네(2조 원)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덴마크 의사협회의 경우 정부가 너무 일찍 스스로 개혁의지를 꺾어버렸다고 비판합니다. 소비가 위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를 뿐더러 경제적 가치를 국민들의 건강보다 우선시했다는 겁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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