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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가스 대규모 개발이 가져올 국제정세 변화

미국이 머지 않아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셰일가스를 뽑아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에너지원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셰일가스는 어느덧 미국 내 에너지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 자원을 국내에서 발굴한다는 건 지정학적으로 더이상 산유국들, 특히 중동의 군주국가들에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이익은 중동에 분쟁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을 관리해 원유를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장기적인 전망이긴 하지만 분명 양상이 달라질 겁니다. 중동의 산유국들이 석유를 무기로 정세를 뒤흔들기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입니다. 미국은 파병된 군대나 배치해 놓은 비싼 무기, 군사기지들을 철수하라는 국내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아랍의 봄 등 끝없는 민주화 요구에도 끄떡 없던 군주국가들은 곤두박질치는 석유의 영향력 앞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중동 산유국들보다 더 큰 피해자는 러시아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천연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러시아 국가경제는 미국의 셰일가스층 개발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거라고 믿어 왔던 사람이 바로 옆에 더 큰 가게를 연 꼴이 됐습니다. 유럽에 사실상 독점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푸틴은 가까운 장래에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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