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일주일 앞둔 베네수엘라의 모든 TV와 라디오는 온통 집권 14년차에 연임을 노리는 차베스 대통령 광고로 넘쳐납니다. 야당 후보인 엔리께 까프리레에게 허용된 시간은 하루 3분 정도. 모든 미디어를 국영화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가려내고, 선관위를 쥐락펴락하는 차베스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차베스는 분명 권위주의적 통치를 펼쳐 왔지만 빈민층을 중심으로 많은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높은 국제유가 덕에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고, 석유기업을 국영화한 뒤 확충한 자금으로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게 주효했습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부패와 비효율이 만연했고, 높아진 석유의존도는 경제 기초체력을 갉아먹었습니다. 까프리레 후보는 차베스의 경제, 복지정책의 근간을 유지하되 부패 척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베스가 앞서고 있지만, 눈에 띄게 늘어난 부동층 탓에 아직 결과를 속단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차베스가 당선되더라도 예전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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