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모독’ 동영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반미시위가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무슬림들은 매번 거리로 쏟아져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며 적대감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걸까요? Economist紙는 가장 큰 원인으로 무슬림들이 갖고 있는 서방세계에 대한 무지와 열등감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정치세력을 꼽았습니다. 2005년 덴마크의 한 신문이 예언자 무하마드를 모독하는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반기독교 시위가 벌어졌었는데, 애초에 사람들을 분노케 한 사진은 실제 이 신문이 실은 적 없는 그림들이었습니다. 누군가 반서방 정서를 조장한 것이죠. 많은 이집트인은 이번에 문제가 된 동영상이 미국 공중파 채널에서 대대적으로 방송된 것이고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 줄 알고 있습니다. 9.11이 이스라엘 정보국이 미국의 대무슬림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라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서방세계가 중동의 문화와 정서를 모르는 만큼 중동 사람들도 서방세계를 모르다 보니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는데, 누군가를 이를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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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 지역의 반미 시위에 대한 주요 미국 언론의 분석을 보면 미국 사회가 허용하고 있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중동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거나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국가가 국영 방송을 적극 통제하고 있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 보면 최근 문제가 된 비디오나 Fox news와 같은 방송에 평론가가 나와 이슬람 문화를 비판하는 장면은 마치 미국 정부가 이를 '승인' 한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시위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한다'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 중동 사람들의 불만은 유태인들에 대해 저질러진 홀로코스트와 같은 만행에 대해 찬성한다거나 이때 사망한 유태인 수를 조작하는 등의 여론은 미국이 불법이라고 규정하면서 왜 이슬람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없냐는 것인데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홀로코스트를 '찬성'하는 극단적인 입장을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표현의 자유로 인정이 되서 국가가 통제하거나 개인을 처벌하고 있지 않습니다. 독일이나 몇 몇 유럽 국가에서는 이를 통제하고 있지만요. 따라서 이러한 기본적인 문화적 차이에서 생기는 오해가 있는데 위의 기사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이러한 오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생기면서 갈등이나 시위규모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뉴욕타임즈 기사 링크입니다: http://www.nytimes.com/2012/09/17/world/middleeast/muslims-rage-over-film-fueled-by-culture-divide.html?pagewanted=1&ref=middleeast
네, 본 글과 답글들이 모두 시사하는 점이 많고 좋은 내용입니다.
단, 저에게 몇 가지 걸리는 점이 있어 부연하겠습니다.
일단, 본 글의 제목같은 경우, 다소 우익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원문의 제목은 "무슬림: 그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이유" 정도로 이렇게 강하지는 않은데, 번역된 제목은 그 자체가, 물론 내용중에 이미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만, '무슬림은 쉽게 화를 낸다'는 것을 전제하는 느낌이구요. 사실 어떤 집단이 더 쉽게 화를 낸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런 표현이 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아도, 최근의 연구결과들 (대표적으로 경북대 최정규 교수의 '편협적 이타주의'가 있습니다)을 보아도, 모든 집단은 적대 집단을 더 '쉽게 화를 내는' 집단으로 여기리라고 생각이 들구요.
조금 말이 나온 김에 덧 붙이면, 양쪽이 적대 관계에 있을 때, 어느 한 쪽이 시위를 하게 되면, 시위를 하는 쪽은 이것이 정당한 요구라는 주장을 하게 되고, 상대방은 그 쪽이 쉽게 흥분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제가 여기에 조금 민감한 이유가, 상대방을 쉽게 화를 내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는게 강자의 논법이 될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구요. 한국의 경우,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예는 아니겠지만, 전라도가 그런 피해자의 위치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이코노미스트의 평소의 우익성향이 부분적으로 드러나 있다 정도로 보구요.
뉴욕타임즈의 글은 확실히 더 낫습니다. '그들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 같은 것을 나름대로 분석했다는 점에서요.
그런데, 여기에도 약간, '중동이 언론의 자유를 잘 몰라서 그런게 아닌가'하는 부분은 너무 쉽게 간 게 아닌가 하는,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의 혐의가 있습니다. 저런 (이슬람을 모독하는)발언을 한 사람을 처벌해달라는 (물론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것이라기 보다, 그만큼 이 모독이 자신들을 화나게 했으며, 이런 일이 벌어진데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누군가가 져야 하지 않은가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 국제관계가 남녀관계와도 일정부분 연결이 되는 군요)
역시 제가 여기에 민감한 이유도 이런 논법이 "최근 한국의, 일본의 망언에 대한 반일시위에 대해, 일본의 언론은, 일본사회가 허용하는 언론의 자유를 한국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라는 식으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이구요. (물론 일본에 언론의 자유가 있는가는 또다른 문제)
사실 여기에서는, 과학적인 접근, 즉 '실제 한국(이슬람)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있었을 때, 그 때 비로소 저런 방식의 분석이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