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WTO의 주도 아래 세계무역질서를 논의하기 시작한 도하라운드(도하개발의제, DDA)는 10년 넘게 협상만 해오다 사실상 파장에 이르렀습니다. 내용과 목적 자체는 훌륭했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농수산품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목표가 있었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제품의 관세 문제 뿐 아니라 독점금지, 지적 재산권, 외국인 투자 기준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나라별, 지역별, 직능별, 이익단체 별로 얽히고 설킨 걸린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WTO가 철칙처럼 여기는 ‘일괄타결’ 원칙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처음 국제무역질서를 논할 때만 해도 협상에 참가한 나라가 23개 뿐이었지만, 도하라운드에 참가한 나라는 155개나 됩니다. Economist紙는 내년 발리에서 열릴 WTO 회의에서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작해 돌파구를 열라고 제안했습니다. 일괄타결에 너무 목 매지 말고, 국가들간의 소규모 협상을 장려하되 최혜국대우 원칙을 지키면 형평성 시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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