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리스틀 대학의 연구팀이 두 가지 다른 모양의 맥주잔에 맥주를 따라놓고 실험 참가자들이 맥주 마시는 속도를 비교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는 간단한 단어 암기력 테스트를 한다고 지침을 준 뒤 맥주는 목을 축이는 용으로 놨다고만 알려줬습니다. 첫 번째 맥주잔은 위에서 아래로 곧게 내려오는 보통 물컵 같은 잔이었고(straight glass), 두 번째 맥주잔은 잔 위에서 바닥까지가 둥근 곡선형태인 잔(beer flute)이었습니다. 곧은 잔 한 잔을 비워내는 데는 평균 11분이 걸린 데 반해 참가자들은 둥근 잔에 든 맥주를 평균 7분만에 비워냈습니다. 연구를 이끈 애트우드 교수는 ‘중간점(halfway mark)’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금방 취하는 걸 싫어하죠.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먹으려고 할 때 대충 절반 쯤까지 마시면 한 번 씩 쉬어주는데, 둥근 잔은 중간점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사람들이 더 빨리 마시게 되는 거죠.” (Economist)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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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앳우드 교수의 가설은 좀 미흡해 보입니다.
지금 원본은 못 찾았는데, 160명에게 맥주/레모네이드, 스트레이트 잔/둥근 잔, 꽉 채운 상태/절반만 채운 상태의 8가지 combination 을 시켰으니 맥주를 둥근 컵에 꽉 채운 상태로 마신 사람은 20명 내외일 것 같군요. 이정도 숫자면 11분과 7분이면 유의미한 차이일 것 같기는 하구요.
앳우드 교수의 가설이 맞다면, 더 중간점을 찾기 어려운 역사다리꼴(위로 올수록 커지는 형태)잔은 시간이 더 짧을 것이고, 중간점에 줄을 그어 확실하게 표시한 둥근 잔과 스트레이트 잔들은 더 오래 걸리겠지요.
교수의 가설이 맞다면 투명하지 않은 잔을 쓸 때도 역시 더 빨리 마실것이구요.
저 같으면 둥근 잔이 입을 대고 마실 때 같은 기울기에서 더 많은 양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라는 더 상식적인 설명을 할 것 같군요. 제 가설이 맞다면 중간에 줄을 긋는 것은 마시는 시간과 무관할 것이고, 컵이 길수록 더 오래걸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