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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존 테리 인종차별 발언 혐의 무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주장 존 테리의 인종차별 발언 혐의에 대해 영국 법원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존 테리는 지난해 10월 열린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 도중 수비수 안톤 퍼디난드와 격한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Black(검둥이)”이란 단어와 함께 거친 욕설을 내뱉은 혐의를 받아 왔습니다. 법원은 테리가 퍼디난드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말다툼 도중에 그가 들은 말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테리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영국 축구협회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조만간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 테리는 인종차별 발언 사건 이후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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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생각 

존 테리보다도 박지성(확정)과 기성용(사실상 확정?)의 이적으로 순식간에 국민구단이 되어버린 QPR과 관련된 기사라 더욱 눈길이 가는군요. 테리와 말다툼을 벌인 당사자이자 박지성의 새로운 팀동료 안톤 퍼디난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리오 퍼디난드의 동생이기도 합니다.

이 일 때문에 올해 두 차례 열린 첼시와 QPR의 경기에서 사전에 선수단 사이의 악수가 생략될 정도로 선수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굉장히 깊게 파였죠. 잉글랜드 수비의 두 기둥(이었던) 리오 퍼디난드와 테리의 사이가 크게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10월에 있었던 첼시와 QPR의 경기는 첼시 선수들에겐 굉장히 기분 나쁜 한 판이었습니다. QPR은 편파판정에 가까운 결정적인 오심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고, 첼시 선수들은 90분 내내 과한 흥분 상태였습니다. 다른 날 같았으면 단순한 신경전으로 그쳤을 접촉이 거친 몸싸움을 수반한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문제의 “XXX” 발언까지 이어진 거죠.

어쨌든 법원의 판결로 테리는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무죄를 판결한 데는 퍼디난드의 들쭉날쭉한 증언도 한 몫 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BBC의 Dan Roan 기자는 유죄냐 무죄냐를 떠나, 축구 그라운드에 이렇게 거친 욕설이 난무한다는 것 자체가 축구선수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했네요.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 만연해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금지약물(스테로이드) 문제나, 올 초 우리나라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승부조작 파문이 떠오르는, 유쾌하지만은 않은 기사입니다.

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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