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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저자 아툴 가완디(Atul Gawande)

Q: 당신의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의 성공에 대해 얼마나 놀랐나요? 사실 그 책은 인간의 노화와 죽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을 뿐인데 말이죠.

A: 출판이 좀 미뤄졌어요. 그러니까, 연휴기간에야 나올 수 있었단 뜻이죠. 홍보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죽음에 대한 책을 내놓아야 하나요?”라고 하기도 했죠. 나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려고 책을 쓴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이들이 이 책을 서로에게, 그러니까 자녀가 부모에게, 또 부모가 자녀에게 선물하고 있다는 건 내게 정말 놀라운 일이죠.

Q: 우리가 늘 생각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과 이야기 하지 않는 질문이 있죠. 바로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는가’란 거죠.

A:  그 질문에는 사회적인 문제 이상의 것이 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잘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죠.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학의 발전 덕분에 충분히 긴 시간을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 없이 보낼 수 있어요. 중요한 질문은 심각한 상황이 닥쳤을 때 무엇에 더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입니다. 한 남자는 이렇게 말했죠. “나는 텔레비전에서 축구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할 때가 오면 더 살아 있을 생각이 없어요.” 괜찮은 생각이에요. 내 아버지는 좀 더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죠. 그러니까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친구 및 가족들과 둘러 앉아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Q: 당신이 아버지가 치료할 수 없는 척수암 진단을 받은 것이 이 책의 계기였나요?

A: 그것도 한 가지 이유였죠. 나는 이 책을 2009년부터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회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죠. 그리고 다른 이유들도 있습니다. 외과 의사로서 경력의 정점에 이르렀고 모든 상황을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제게 단 한 가지 문제가 있었죠. 그것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였고, 이 문제를 더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Q: 의사들을 만드는 수련 과정에서 이런 죽음에 관한 문제를 전혀 배우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의대생들도 그런가요?

A: 네. 그 당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학생들은 아픈 이들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우겠다는 꿈을 가지고 의대로 진학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배우지 않아요.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Q: 사람들은 죽음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의학적인 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이 책은 그런 생각을 바꾸고 있구요.

A: 그 지점이 내가 가장 바꾸고 싶은 부분입니다. 우리는 나이 든 사람들이 건강과 안전, 생존을 제일 걱정할 것이라고 여깁니다. 요양원에 가게 되면 더 이상 술과 담배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식사와 약을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지요. 늙고 병들었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잃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나이들었다고 해도,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Q: 이 책에는 자신이 근무하는 요양원에 개들과 고양이들, 100여 마리의 앵무새를 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빌 토마스라는 사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A: 요양원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발성을 빼앗기는 것이며, 자발성이 중요하다는 생각 역시 빼앗기는 것입니다. 빌 토마스는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 이상의 어떤 삶의 목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햤습니다. 매일매일 어떤 예측불가능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느낌 역시 사람들은 필요로 합니다. 그런 게 인생이죠. 그의 요양원에 있던 이들은 안락의자에 파묻혀 지내던 지겨운 나날들 대신 새들을 쫓아 다니고 개를 산책시키기 시작했습니다.

Q: 당신의 할아버지가 그 예측불가능성을 즐겼다고 썼지요. 그는 자신이 살던 인디안 마을에서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110살까지 천수를 누렸다구요. 그런 시대를 다시 그리워해야 할까요?

A; 할아버지는 놀라운 삶을 살았죠. 그는 죽기 전날까지 자신의 손자와 증손자의 도움을 받으며 농장에서 일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가장 어른으로 존경받았고, 사람들은 그의 조언을 기다렸지요. 그는 기억을 다소 잃었고 다리도 불편해졌지만 누구도 그가 요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서부에서는 누구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그저 “의사는 건강하게 지내려면 이렇게 행동하라고 하더군요”라고 말하지요.

Q: 책을 쓰면서 당신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나요?

A: 오, 물론이죠. 그리고 내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덜 두려워 하게 되었죠.

Q: 당신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한 생각들을 시도해 본 적도 있나요?

A: 네, 우리는 병원에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료진들이 죽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에게 다음 질문들을 하도록 훈련합니다. 이 질문들은 매우 중요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하지 않는 질문이지요. 지금 당신의 몸이 어떤 상태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운가요? 약간의 시간을 더 얻기 위해 무엇을 참을 수 있고 무엇을 참을 수 없나요? 우리는 환자들이 이런 질문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화를 충분히 일찍 가질 때, 사람들은 세 번째 화학요법이 실패했을 때 다시 이를 네 번째로 시도하는 것과 같은 무모한 치료를 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병원에서의 시간을 줄이고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은 덜 불안해 하며 그 결과, 놀랍게도 더 오래 살게 됩니다.

Q: 의사로서 당신은 환자와의 감정적 거리를 조절해야 하겠죠. 오히려 이 책을 쓰면서 환자를 한 명의 인간으로 생각하게 된 면도 있겠죠?

A: 수술실에서는 사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일이죠!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보면, 글을 씀으로써 나는 내 일에서 내가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셈인 것이죠. 사람들 또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나는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구요.

Q: 외과수술과 글쓰기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걸 포기할 건가요?

A: 나는 때로 글 쓰기가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느낍니다. 내가 어느날 버스에 치인다고 해도 예정된 수술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될 겁니다. 하지만 내가 쓰기로 했던 글은 결코 완성할 수 없겠죠. 한편으로는 내가 작가로서 세상을 조금 더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환자와 앉아있는 현실이 다시 조금 다르게 느껴지죠. 나는 두 가지가 다 필요한 것 같군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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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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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밌는 인터뷰네요. 특히 마지막 부분 '내가 어느날 버스에 치인다고 해도 예정된 수술 스케쥴은 그대로 진행될 겁니다. 하지만 내가 쓰기로 했던 글은 결코 완성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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