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줄리 리스콧 하임스(Julie Lythcott-Haims)가 자신의 책 <어른으로 양육하는 방법: 과잉 양육의 함정에서 벗어나, 당신의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우기 위한 지침서 (How to Raise an Adult: Break Free of the Overparenting Trap and Prepare Your Kid for Success)>에서 내용을 발췌해 슬레이트(Slate)에 기고한 글입니다.
학업적으로 자녀를 과도하게 통제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매우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빌 데레지에비츠(Bill Deresiewicz)는 그의 2014년 저서 <뛰어난 양: 미국 엘리트의 잘못된 교육 방식과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방법(Excellent Sheep: The Miseducation of the American Elite and the Way to a Meaningful Life)>에서 말합니다. 과도하게 개입하는 부모에게서 자란 학생들은 평생을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들 부모가 느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쫓기며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해놓은 목표에 다다르지 못했을 때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스스로의 존재 자체에 대한 위협을 줄 정도로 강렬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뛰어난 양”을 저는 “실존주의적 무능력자”라고 부릅니다. 2006~2008년 저는 스탠퍼드 대학교 정신건강 태스크포스에서 일했습니다. 제가 만난 “뛰어난 양”들은 똑똑했고,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었지만, 동시에 심리적으로 연약했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했으며, 겉보기에는 무척 성공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인생이 불행하다는 사실을 체념하며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학장 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스스로의 이력서에 적힌 활동들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많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심지어 그러한 현실에 대해 문제 의식조차 갖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말했습니다. “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는 저희 부모님이 제일 잘 알아요”
2013년은 대학 캠퍼스의 정신 건강-특히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는 학생들-을 우려하는 통계들로 가득했습니다. 사립학교인 시카고 라틴 학교의 이사장이었던 찰리 고펜(Charlie Gofen)은 다른 사립 학교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이 통계를 이메일에 첨부하면서 “당신은 당신 학교의 학부모들이 그들의 자녀가 예일대학에서 우울하거나, 애리조나대학에서 행복한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원할 것 같으냐?”고 물었습니다. 동료는 즉각 답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75%의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예일대학에서 우울증을 앓는 것을 택할 것 같습니다. 그들은 20대의 정서적인 방황은 나중에 고칠 수 있지만, 예일대학 학부 학위는 다시 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3년 미국 대학 건강협회(American College Health Association)는 153개의 캠퍼스에서 약 10만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12개월간의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3%는 해야 할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였으며, 60.5%는 매우 슬프다고 답변했습니다. 57%는 매우 외롭다고 답했으며, 51.3%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8%의 대학생은 자살을 진지하게 고려해보았다고 답변했습니다. 설문조사는 미국 전역에 분포한 153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대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즉, 이러한 정신 건강 문제는 예일이나 스탠퍼드, 하버드와 같은 명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의 학생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었습니다. 따라서 대학에서 갈수록 증가하는 정신 건강 문제는 단순히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학생들이 경험하는 청소년기의 어떤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들로서, 우리의 의도, 우리가 바라는 건 사실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좋은 것만을 주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무엇이 우리 자녀들에게 “최고”인 것인지에 대한 개념이 왜곡되어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들이 머리를 부딪치거나 감정이 상하는 것은 싫어하지만, 그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높은 양육 방식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정신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신 건강 문제의 증가가 부모들의 과도한 개입 때문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아직 둘 사이의 인과 관계를 밝힌 연구는 없지만, 최근의 많은 연구들에서 상관 관계는 밝혀졌습니다.
(Slate)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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