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로, 미국에서는 축제의 날입니다. 연휴를 맞아 가족들이 모여서 축하를 하고 밤에는 불꽃놀이로 휴일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불꽃놀이는 미국의 일부 참전 용사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재향군인회는 매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전장에서 복무한 군인들의 11~2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총소리나 포탄 소리와 유사한 불꽃놀이 소리는 PTSD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 해군에서 4년간 복무한 후, PTSD를 진단 받은 예비역의 부인인 션 걸리(Shawn Gourley) 씨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PTSD를 앓고있는 군인들’이라는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그룹의 한 멤버가 이웃들에게 불꽃놀이를 할 경우에 주의해달라는 푯말을 페이스북 그룹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걸리 씨는 이 푯말을 원하는 참전 용사들이 그들의 마당에 꽂아놓을 수 있도록 제작하여 나눠주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이 단체는 총 2,500개의 푯말을 배포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3,000명의 참전 용사들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걸리 씨는 예상보다 많은 인기에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그녀는 내년에도 계속 푯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푯말에는 ‘참전 용사들이 이 집에 살고 있습니다. 불꽃놀이를 할 때 정중하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사람들이 푯말을 보면 의아할 겁니다. 불꽃놀이를 정중하게 하는 건 어떤 거지? 하고 말이죠. 불꽃놀이를 조용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걸리 씨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이웃들이 불꽃놀이를 하는 자유를 빼앗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웃들이 불꽃놀이를 하기에 앞서 참전용사들에게 미리 알려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참전용사들의 PTSD 증상은 불꽃놀이 그 자체에 의해서 시작되기보다는, 큰 소리에 깜짝 놀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걸리 씨는 이웃이 한 참전용사에게 향후 있을 불꽃놀이를 예고한 후, 함께 구경할 것을 제안한 일화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그 참전용사는 기꺼이 불꽃놀이를 같이 즐기기로 하였으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페이스북 모임이 PTSD로 고통을 겪는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돕고, 더 나아가서 그들의 이웃들이 참전 용사들이 겪는 아픔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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