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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수업이 점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리비아 헤르난데스는 중학생일 때 한류를 처음 접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던 때였습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클래지콰이의 노래를 즐기면서, 그녀는 스스로 한글을 배워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올 해, 헤르난데스는 UCLA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기회가 생기자 한국어 입문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이 수업은 기초 한국어 문법과 연장자와 대화할 때 사용해야 할 높임말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가끔 수업에서 학생들이 몇 번은 들어봤을 만한 한국 대중 음악이나 드라마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들었던 노래 가사의 의미를 이제 이해할 수 있다”라고 헤르난데스는 말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심리치료사 되면 한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통계를 보면 최근 한국어 수업을 신청하는 학생 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 현대언어협회는 2009년~2013년 한국어 수업 수강신청이 약 4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른 언어의 수강은 같은 기간 6.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은 1만2230명으로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등 주요 언어 수업에 비해 아직은 그 수가 적은 편입니다. 비록 10년 전과 비교해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 수가 약 70%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154개 학교에서만 한국어 강의가 개설돼 있습니다.

“영화나 음악을 통해 한국 대중 문화가 미국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미국 현대언어협회 이사 로즈마리 펄은 말합니다.

최근 외국어 수강 신청이 줄어든 이유는 대학교들의 언어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였으며,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인문학 관련 수업 대신 취업에 중점을 둔 경영학이나 과학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펄은 말합니다. “제2외국어에 대한 지식이 취업과 승진에 도움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어 수업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이민 3세와 같은 한국계 학생이 한국어 배우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 인기가 높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심취한 비한국계 학생들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몇몇 학생은 2012년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탄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한국 댄스음악 또는 ‘내조의 여왕’과 같은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일부는 한국 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는 이류로 한국어 수업을 듣기도 합니다.

UCLA는 제2외국어를 필수 과목에 넣고 있는데, 교수들은 매 학기 수업 신청자 및 대기자 명단을 보고합니다. “LA는 한국어를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다”라고 UCLA 인류학 학과장인 데이비드 샤버그는 말합니다. “학생들은 한국계 미국인 학생들과 한국어를 연습할 수 있고, 한국 기관, 음식점, 가게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제인 최는 18명이 수강하는 문법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녀는 “케빈과 홉스”라는 만화책의 그림을 이용해 한국어 특유의 복잡한 높임말에 관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외에도 대중교통이나 전화 예절에 대한 상황을 이용한 단어 학습도 병행했습니다.

4학년 학생 앤드류 한에게 한국어는 가정에서 조부모님이 사용하기에 익숙한 언어입니다. 하지만 그의 한국어 능력은 어린이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고등학교에서 배운 스페인어를 더 잘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랐지만 제 안에 한국인의 유산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를 좀 더 배우고 편하게 사용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한국 문화를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문장구조와 단어, 발음을 배우는 것이 그의 장래 희망인 법조인이 되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그는 말합니다.

기초 한국어반 수강생은 45명으로 뮤직비디오를 이용해 쉬운 문법부터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수업은 절과 절을 잇는 조사가 들어간 문장을 선생님이 칠판에 적으면 학생들이 크게 따라 읽으면서 한국어를 연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음식이 싼데 맛이 없어요”  “겨울인데 안 춥네요” 등의 문장이었습니다. 비한국인 학생들은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었지만, 몇몇 자음 발음과 높임말을 익히는 것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1학년 학생인 미셸 킹은 한국인이 아무도 살지 않는 지역에서 자랐지만, 슈퍼쥬니어와 빅뱅 등 한국 대중 음악의 팬이 됐습니다. “한국 음악은 미국 대중 음악과 다르기도 하고, 참 매력적이다.” 그녀는 현재 언어학과 동아시아 언어학을 전공하는데,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녀와 교내 K-POP 팬클럽 회원들은 최근 한인타운을 방문해 음반 판매점을 들르고,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전히 한국어 가사를 빨리 따라하는 것이 조금은 버겁지만, 한국어를 배워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 수 있어 기쁘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원문출처: LA타임스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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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영어를 공부해 본 경험에 의하면 미국인이 한국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 아닐까 싶은데...
    (물론 특출난 재능과 대단한 노력의 소유자들이야 못할 일이 없겠지만)

    여하튼 제2외국어 시장에서 프랑스어, 독일어 등의 전통의 강호보다
    일본어,중국어,한국어 등의 아시아 언어가 더 유망(절대값이 아니라 성장추세선 적인 의미로)하다는 것은 명료하다고 봄.
    한자암기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 중국어정도는 제법 잘하게 될 것 같지만,
    한국어, 일본어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네, 맞습니다.
        제가 학습한 언어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였는데
        그 중 영어와 스페인어가 중국어나 일본어에 비해 압도적으로 어려웠습니다.

  • 영어는 아무래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언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대략의 지식은 있는 상태에서 더 깊이 공부하는 언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쉽게 느껴질수 있는 반면에 일본어나 아랍어 프랑스어 등등의 지역적으로만 쓰이고 포괄적으로 쓰이지 않는 언어들은 훨씬 더 어렵고 연습할 기회도 없다보니 이쯤하다가 만족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같아요. 한자권에 있어도 중국어나 일본어가 쉽지 않은데 서구인들이 말하고 쓰고 읽는것까지 하는 이들 보면 정말정말 대단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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