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Uncategorized

연어는 왜 주황빛 핑크색을 띌까?

연어의 주황빛 분홍색은 워낙 독특해 크레파스에 ‘연어색’이라는 색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특유의 붉은색은 자연산 연어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양식 연어의 살빛은 회색을 띠는 것이 정상이죠. 양식업자가 먹이에 핑크색 색소를 첨가하지 않았다면요.

자연산 연어는 새우, 크릴새우 등에 풍부한 주홍빛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을 섭취하며 몸이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종마다 색깔은 조금씩 다릅니다. 북태평양산 붉은 연어(sockeye salmon)은 베링해의 크릴새우 덕분에 가장 붉은색을 띱니다. 좀더 남쪽 바다에서 자란 연어는 크릴새우와 새우를 덜 먹어 옅은 오렌지색이나 분홍색이 되죠.

양식연어도 자연산 언어처럼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먹이를 결정하는 것은 이를 양식하는 사업자들이죠. 양식장 사료는 생선 찌꺼기, 기름기, 녹물 가루, 전분, 닭비계, 유전자 변형된 효모 등을 사용하여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색깔을 붉게 만들기 위해 아스타크산틴이 들어가죠. 조류와 새우가루 등을 사용해 자연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석유화학 기술을 사용해 실험실에서 만든 화합물을 섞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스타크산틴에는 연어에 좋은 비타민과 방부제가 들어있지만, 건강한 연어를 양식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연어를 ‘착색'(pigmenting)하는 과정은 양식업자가 연어를 얼마나 붉게 만들지 결정하는 과정으로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고르고 거래하는 과정을 쉽게 하기 위해 제약계의 거부 호프만 라로쉐는 DSM 기업의 “DSM SalmoFan”이라는 표준화된 색상표를 만들었습니다. 양식 연어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자연산 연어는 가격이 두세 배 더 비싸지만 붉은색도 더욱 선명합니다. DSM은 아스타크산틴을 제조하는 가장 큰 업체로, 진한 붉은색을 내는 사료는 1파운드당 1달러, 더 옅은 색은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3도보다 더 밝은 색이 나오면 어떤 가격에도 상품을 판매하기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연어를 ‘착색’하는 것은 영어 양식에 있어 가장 비싼 과정으로 사료값의 20%나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투자할수록 수익성도 덩달아 오르죠. (착색이 잘 돼) 양식 연어값이 자연산 연어 수준으로 오르면, (양식은 대량 생산이 더 쉽다는 걸 감안할 때) 자연산 언어를 잡는 어부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라면 양식 연어보다 자연산 연어를 선호하겠지만, 진짜 자연산 연어에 비싼 값을 치를 정도로 양식 연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돈을 더 아끼고 싶다면 억지로 붉은색을 내는 염료 사용을 막고, 회색 연어를 먹는 것이 방법일 지도 모릅니다. (The Atlantic)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막바지 문단의 『거의 자연산 연어만큼 가격이 나가게 되면, 자연산 언어를 포획하는 어부들은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이게 도대체 뭔 소린지 한참 고민했네요.
    원문을 보니
    (1)양식언어의 가격이 자연산 만큼 올라간다.
    (2)양식언어는 공장식으로 많은 물량을 막 뽑아낼수 있다.
    (3)자연산 언어를 잡는 어부들은 양식언어만큼 가격을 내려야만 경쟁할 수 있다.
    이렇게 3 문장이 쭉 연달아 나옵니다. 뭐야? 원문도 논리가 그다지 매끄럽지가 않아!!

    굳이 이해하려고 애써보면 (1)은 일단 날려버리고
    (2), 즉 양식언어가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되는데,(아무래도 자연산 연어보다는 싸게)
    사람들이 염색 된 연어로 만족하므로 조금 더 비싼 돈을 주고 자연산을 먹지 않음. 그래서 자연산
    공급자들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려야 해서 이익창출력이 약해짐.

    이제 여기서 다시 (1)의 내용을 끌어와서, 근데 어차피 자연산이나 염색이나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 같은데(물론 그럼에도 조금 더 싸긴 하겠지만) 그럴 바에야
    아예 가격할인 크게 받으면서 염색 안된 양식연어 먹는게 어떻겠습니까?

    라는 스토리인 듯.

    • 애매하게 써 있지만, 가격이 자연산만큼 오를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대량생산이 가능해 자연산 잡이 어부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내용 같습니다.

    • 저도 그 부분이 이상해서 원문을 봤어요.

      And while creating a product that fetches prices approaching those of wild-caught salmon,
      야생 연어의 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양식연어를 생산하는동안
      farmers can still churn out fillets at an industrial clip.
      양식업자들은 여전히 살코기를 산업적 속도로 대량생산 할수 있다.
      That often makes things harder on the Pacific Northwest fishermen whose catch they’re trying to emulate.
      그것은 어부들이 어획량을 따라잡기 힘들게 만든다.
      An abundance of farmed salmon forces fishermen to lower prices of their wild-caught salmon in order to compete.
      양식연어의 풍부한양 때문에 어부는 경쟁을 위해 야생연어의 가격을 낮춘다.

      fetch를 팔린다 로 해석하는게 맞을것 같아요

Share
Published by
heesangju
Tags: 연어염료

Recent Posts

“숨 쉬는 건 범죄가 아니다”…노숙도 마찬가지? 간단치 않은 사정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노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숙자를 처벌한 지방 정부(시 정부)의 행동이 위헌이라는 사건에 관해 이번…

1 일 ago

[뉴페@스프] Z세대 가치관에 문제 있다? 그런데 부모인 X세대가 더 문제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일 ago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4 일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7 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1 주 ago

[뉴페@스프] 습관처럼 익숙한 것 너머를 쳐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