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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인은 기독교에 열광할까요

[역자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온라인판 ‘이코노미스트가 설명해 드립니다’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원제는 ‘Why South Korea is so distinctively Christian’입니다.]

경제성장 역동성이 신앙도 뜨겁게 만든 걸까요? 지난 8월 중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청년대회와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위해 방한했습니다. 5천만 한국인 가운데 540만 명이 로마 가톨릭 신자며 9백만 명가량은 개신교를 믿습니다. 1만 신도를 자랑하는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세계 최대 오순절파 교회입니다. 한편에선 통일교가 문선명 창시자의 “승천”일을 기념하려 합니다. 지난 4월 304명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배후로 지목된 해운 재벌 유병언도 한 개신교 종파를 가졌습니다. (그는 God.com이라는 사이트도 소유했죠.) 구원파 신도는 한국 정부가 역대 최대 검거 작전을 펼치는 동안 유병언 도피를 도왔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풍경은 아시아인 대부분이 기독교에 냉담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두드러집니다. 필리핀이 독실한 가톨릭 국가가 된 건 스페인 식민지였기 때문이지만, 한국 경우는 좀 복잡한 역사적 맥락이 있습니다. 18세기 호기심 있는 선비들이 베이징에서 가톨릭을 접하고 조선에 몰래 들여왔습니다. 국왕 외에 다른 충성을 용납하지 않는 유교 군주는 초기 신도 대부분을 처형했습니다. 그 순교자들이 성인(聖人)으로 시복되어 한국은 세계 네 번째로 가톨릭 성인이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개신교는 천주교보다 늦게 들어왔지만, 더 활발히 영역을 넓혔습니다. 1880년대 조선이 문호를 개방하자 서양 선교사는 재빨리 두 가지를 행동에 옮겼습니다. 현대식 학교를 세우고,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겁니다. 당시 지식층은 한글이 품위를 떨어뜨린다며 한자를 선호하던 때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기독교는 한반도에 씨앗을 뿌렸고 해방 이후 싹을 틔웠습니다. 국가를 잃었다는 트라우마는 유교나 불교 같은 전통 종교에 대한 존경심을 떨어뜨렸습니다. 대신 한국인은 구약의 이스라엘인을 식민지 고통에서 막 벗어난 자신과 동일시했습니다. 1945년 여전히 기독교 신자는 2%에 불과했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기독교 인구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 사상에 영감을 받은 보수 개신교 주류는 세속적 성공을 신의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를 도우려는 민중 신학도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빠른 변화는 종종 정신적 동요를 일으켰고, 문선명이나 유병언 같은 종교 기업가를 낳았습니다. 어떤 이에겐 구원자였고 다른 이에겐 사기꾼이었지요. 선지자와 장사꾼의 경계가 모호했습니다. 순복음교회 창시자인 조용기도, 지난 2월 1천200만 달러 횡령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인 23%가 불교 신자이며 46%는 신앙이 없습니다. 이 수치는 기독교가 더 성장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걸까요, 그 반대일까요? 2012년 설문에서 52%만 신앙인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05년 56%에 비해 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는 해외에서 성장 기회를 찾습니다. 한국보다 선교사가 많은 나라는 미국뿐입니다. 한국 선교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되기도 하고, 이라크에서 참수되는가 하면, 예멘 수도에서 찬송가를 부르다 한국 대사관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중국 선교사 다수는 지하 교회에서 활동하며 탈북자를 돕는 위험도 무릅씁니다. 중국 비자를 박탈당하는 사람이 1천 명에 달할 정도입니다.
어떤 기독교인은 북한에 직접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꿈을 품습니다. 일제 강점기 한국 기독교 중심지였던 평양에 오늘날 한국 기독교인이 돌아왔습니다. 기독교 재단 사립대학인 <평양 과학기술대학교>가 2010년부터 북한 엘리트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물론 종교 활동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지만, 한국 기독교인의 에너지와 끈기를 고려하면, 언젠가 평양의 밤하늘이 서울의 그것처럼 십자가 네온사인으로 총총히 채워질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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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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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에 기독교에 왜 열광하는지는 안 밝혔군요. 어리석은 소견을 달아보자면,

    1. 한국에는 선교사 전도 이전에 하늘 혹은 하느님에 대한 개념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기에 기독교 하나님과 쉽게 연결될 수 있었다.
    2. 기독교는 식민 교육으로 얼룩진 당대 현실에 맞서 지식인들에게 깊이 있는 철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3. 친일파의 원죄를 용서해주는 면죄부 기능으로 개신교는 정치와 결탁하게 되어 정치적 종교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4. 빠른 경제 성장으로 도시의 인간이 소외되어 가던 현실에서, 심리적 연대와 공동체 생활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이렇듯 한국에서 교회는 깊이 있는 철학의 공간이자, 소외된 인간의 연대 공간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결속으로 신앙 본질이 변질되고, 자본 논리에 힘입어 신학교와 교회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기복 신앙화 되고 목사 우상화로 변질되고 거기에 특유의 교리적 배타성이 겹치며, 가장 문제적 종교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국 기독교의 현재 모습이라 정리됩니다.

  • 중국 개신교(지하교회)가 얼마나 크고 뜨거운지...인도와 파키스탄등의 성장과 이란/아프카니스탄이 복음주의 기독교 성장률 1.2위라는것등... 잘 모르시는게 많군요~ 한국은 역사적으로 부흥의 때를 맞었던것 뿐입니다. 영국/미국처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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