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금지를 금지”하려는 승부수, 통할까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는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정부의 시장감시 기구입니다. 5명의 위원(commissioner)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고, 그중 한 명이 위원장(chair)을 맡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기관장 가운데 리나 칸(Lina Khan) 연방거래위원장은 아마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일 겁니다. 2017년 로스쿨 3학년 학생 때 쓴 논문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Amazon’s Antitrust Paradox)은 지금의 칸 위원장을 만든 역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논문과 칸 위원장의 연방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경제 시대의 시장을 어떻게 감독하는지에 관해서는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아메리카노에서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그런 칸 위원장의 연방거래위원회가 지난 5일, 새해 초부터 아주 중요한 발표를 하나 했습니다. 경쟁업체 이직 금지, 줄여서 ‘경쟁 금지 조항(noncompete clause)’이라 부르는 관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이 조항 때문에 노동자가 불합리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나 칸 위원장은 정책의 취지를 직접 설명하고자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해당 칼럼을 번역하고, 해설을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