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on" 주제의 글
  • 2018년 7월 23일. 나와 다른 세계관과 사고방식에 물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

    똑같이 지금 내 생각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더라도 어떤 경우는 독선과 편견의 틀에 갇힌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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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4월 25일. ‘마음의 병’은 과학이 아니다.

    정신 상태 혹은 의지 같은 심리적인 요인이 실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그럴 듯해보이지만 사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주장에 따르면 환자가 마음을 굳게 먹지 않아서 아프다는 식으로 엉뚱한 원인을 짚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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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3월 29일. 오늘날과 같은 “동의”의 시대에 성적 즐거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 사회가 성을 다루는 방식은 그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성을 둘러싼 투쟁의 양식은 변해 왔습니다. 인종간 결혼금지법(anti-miscegenation)에서 동성애와 성노동의 불법화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성관계를 해야 하는지 규정해 왔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바람직한 성관계를 개인의 선택과 성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른바 ‘동의’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동의 여부는 특정한 성관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성관계인지를 더 보기

  • 2018년 2월 20일. 소리와 냄새를 이용한 수면 중 학습

    5남매로 자란 어머니에겐 재미난 기억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는 ‘괴짜’ 외삼촌 도어시가 어머니에게 했던 과학 실험입니다. 어머니가 여덟 살일 때 도어시는 매일 밤 어머니가 잠든 뒤 침대 밑에 에드가 앨런 포의 “갈가마귀(The Raven)”를 틀어놓았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자신도 모르게 이 시를 외울 수 있을지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테이프의 시작 부분에 잠을 깨곤 했고, 그래서 시의 시작 부분만을 외우게 되었습니다. 도어시의 ‘수면 중 학습’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 아이디어가 완전히 틀린 더 보기

  • 2018년 1월 11일. 조지 오웰이 본 전시 배급제와 정의로운 세계 (2/2)

    1부 보기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엄혹했던 1941년 겨울, 오웰은 BBC 동부지국에서 일하게 됩니다. 동부지국이 관할하는 지역은 인도였고, 오웰에게 주어진 일은 기사를 쓰고 지역 라디오 방송을 챙기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영국이 주도하던 나치 반대, 전쟁 반대 운동에 대한 지지를 영국이 식민지로 삼고 있던 지역의 사람들로부터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오웰 자신의 인도인 친구들 가운데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다 영국 감옥에 갇혀있는 이들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BBC의 마이크를 잡은 오웰은 쉽지 않은 더 보기

  • 2018년 1월 10일. 조지 오웰이 본 전시 배급제와 정의로운 세계 (1/2)

    * 글을 쓴 인문학자 브루스 로빈스는 컬럼비아대학교의 올드 도미니언 재단 교수입니다. —– 2011년 한창 미국을 휩쓸었던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때 모두가 외치던 구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는 99%다!”입니다. 물론 엄밀히 따져 전체 인구 가운데 가진 자 1%와 못 가진 자 99%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이 있던 건 아닙니다. 이 구호 자체가 애초에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극소수 기득권층과 부자에 비해 갖지 못한 평범한 이들이 92%나 85%, 혹은 66%가 아닌 99%로 보는 것이 더 더 보기

  • 2017년 12월 28일. 억만장자들의 질병 퇴치 꿈이 어려운 이유

    2016년 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은 30억 달러의 돈을 비영리단체(상용화 권리는 소유하지만) 바이오허브에 기부하며 “모든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같은 시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6년까지 암을 퇴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 숀 파카는 비영리기관 공제를 통해 약 2억 5천만 달러를 암 연구에 기부하겠다고(특허권은 소유하지만) 약속했습니다. 자선사업가 일라이 브로드와 테드 스탠리 역시 14억 달러를 브로드 연구소와 스탠리 정신의학 연구소에 기부해 ‘조현병 블랙박스’를 열고 정신병을 유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더 보기

  • 2017년 11월 3일. 만성질환은 자연스러운 것도, 피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1830년 뉴질랜드에 정착한 영국인들은 식량과 사냥용 놀잇거리로 유럽의 토끼를 데려왔습니다. 뉴질랜드에는 토끼의 천적이 없었기에 그 수는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당시 수천 헥타르의 땅 밑에 토끼 굴이 파였고 많은 농지가 황폐해졌습니다. 토끼의 생태계 파괴를 막고자 뉴질랜드 사람들은 토끼의 천적인 여우를 데려왔습니다. 여우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키위, 웨카, 카카포 등의 멸종 위기였던 새들도 잡아먹었다는 것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이야기를 의도치 않은 결과의 예로 즐겨 언급했습니다. 이 여우 더 보기

  • 2017년 10월 27일. 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마음의 다리

    눈은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종종 마음의 창으로 비유됩니다. 최근 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사이먼 배론-코헨이 개발한 “눈을 통한 마음 읽기 검사(Reading the Mind in the Eye Test, RMET)”는 우리가 타인의 눈과 눈 주위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그 사람의 내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의 더 보기

  • 2017년 9월 28일. 어색한 영어 억양, 억지로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이유

    * 이 글을 쓴 에드워드 깁슨은 MIT 언어연구소와 Ted 실험실의 선임연구원이자 인지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인간의 언어가 처리되는 과정과 그 과정이 각 언어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빅데이터 언어와 아마존에 있는 원시 부족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 미국 인구의 20%, 즉 3억 명 가운데 약 6천만 명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들입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하지만 그 나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더 보기

  • 2017년 9월 22일. 백인의 탄생

    과거 문헌과 실제 역사를 살펴보면 인종은 사실이라기보다 근대 들어 생겨난 개념입니다. 에 실린 이 글은 상대적인 '백인'이라는 개념이 1613년 한 희곡에서 탄생했다는 주장을 역사적으로 고찰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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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3월 20일. 지능의 어두운 역사(2/2)

    1부 보기 근대 서양 철학의 시작은 극단적 이원론자인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그는 인간이 아닌 동물은 아예 지능이 없는 존재라고 봤습니다. 그는 인식(Cognition)은 인간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지능이 영혼의 성질이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인간이 가진 신성의 불꽃이라는 기독교 신학을 반영한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자연은 이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고유의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이 다른 종을 죄책감 없이 억압할 수 있는 길을 닦았습니다. 지능이 인간의 특성이라는 생각은 계몽의 시대에도 계속되었습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