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12년 선거 투표율, 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백인 앞질러

미국 통계청이 설문조사에 기반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흑인들 가운데 66.2%가 투표한 반면 백인들의 투표율은 64.1%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투표율이 백인 투표율을 앞지른 겁니다. 투표한 백인 유권자들은 2008년 선거 때보다 200만 명이 줄어든 반면 흑인들의 경우 2008년보다 180만 명이나 늘어난 셈입니다. 흑인 여성들의 높은 투표율이 주요 원인입니다. 미국 전체 투표율은 2008년 63.6%에서 2012년에는 61.8%로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높았고, 아시아인들과 히스패닉의 투표율은 50% 이하로 여전히 다른 집단에 비해 낮았습니다. 흑인 유권자들은 흑인 대선 후보에 기본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고, 오바마 캠페인과 시민운동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투표 독려운동을 벌인 것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흑인 유권자의 90% 이상이 오바마를 뽑았습니다.

몇몇 주의 경우 투표를 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유권자 신분증 조건을 강화해 흑인들의 투표율 저하가 우려되었지만 오히려 투표율이 상승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전국흑인지위향상협의회(N.A.A.C.P)의 랜돌프 부회장은 오바마 캠페인의 분석을 인용해 주요 경합주인 오하이오, 플로리다, 아이오와와 같은 주들에서 흑인들의 조기 투표(early voting)율이 2008년보다 17%나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흑인 투표율의 지리적 분포를 살펴보면 이러한 단체들의 적극적인 홍보가 없던 공화당 우위의 미시시피나 앨라배마와 같은 주에서도 흑인들의 투표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흑인 후보가 없을 경우 흑인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이 2016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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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연령대별 투표율 (왼쪽)과 1996~2012년 대선에서 인종별 투표율. 출처: NYT

2012년 연령대별 투표율 (왼쪽)과 1996~2012년 대선에서 인종별 투표율. 출처: NYT

오바마, 재선에 성공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초접전 양상을 보인 플로리다는 아직 결과가 확정이 안 된 가운데 오바마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이미 303명을 확보해 승리에 필요한 270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주 별로 살펴보면 고향인 하와이에서 7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유타 주에서 24.9%로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주는 아니지만 특별 행정구역인 워싱턴 D.C.에서는 91%의 지지를 받으며 압승했습니다. 9개 경합주에서의 성적을 살펴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빼고는 모두 승리했습니다. 특히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오하이오 주에서는 268만 표를 얻어 258만 표를 얻은 롬니를 10만 표 차로 따돌리고 선거인단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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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별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2008년 백인 유권자들은 공화당 매케인 후보에게 12% 더 많은 지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이 격차가 더 커져 롬니에게 19%나 높은 지지를 보냈습니다. 출구조사가 이뤄진 19개주 중에서 백인들이 롬니에게 가장 적은 지지를 보낸 주는 메사추세츠이고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낸 주는 노스캐롤라이나입니다.

2008년 대비 2012년 대선에서 백인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율 변화

여성 유권자들은 55%가 오바마를 지지했습니다. 이는 2008년과 같은 수준입니다. 오바마는 라티노 유권자들로부터 2008년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콜로라도의 경우  74%의 라티노 유권자들이 오바마를 지지했는데 이는 2008년의 61%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라티노 유권자의 60%가 오바마를 지지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라티노 인구가 가장 늘어난 지역이 오바마가 높은 지지를 받은 지역과 일치합니다.

플로리다에서 라티노 인구 변화와 오바마 지지율 변화

전체적으로 18~29세 젊은 유권자들의 오바마에 대한 열정은 2008년보다 사그라들었지만 오하이오, 플로리다, 버지니아 등 경합주에서는 오히려 젊은 층의 오바마 지지율이 늘어났습니다. 애리조나 주의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2008년 대비 가장 증가한 반면 인디애나와 코네티컷의 젊은 유권자들은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크게 늘렸습니다. (NYT)

2008년과 2012년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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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결과 보기

칠레 지방선거에서 ‘아옌데의 아이들’ 약진

지난 일요일 칠레 전역에서 345개 기초자치단체장과 2,224개 지방의회 의원직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눈여겨 볼 만한 사항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 살바도르 아옌데 前 대통령의 손녀딸인 사회당의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 후보가 중도우파 후보를 누르고 수도 산티아고 누뇨아구청장에 당선됐습니다. 아옌데는 세계 최초로 투표를 통해 국가수반에 당선된 사회주의자였지만, 피노체트 장군의 쿠데타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옌데의 부통령이었다가 군부정권 하에서 옥고 끝에 숨진 호세 토하의 딸 카롤리나 토하도 극우 정당 후보를 누르고 산티아고 중구청장에 당선됐습니다. 프로비덴시아구에서 16년 동안 구청장 자리를 지켜 온 피노체트 군부정권의 정보기관장 출신 크리스티안 라베도 패배했습니다. 중도우파 여당연합은 37%, 범좌파 야당들은 43%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 지난해 칠레 학생들이 대대적으로 무상교육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 선거는 당시 시위에 참여한 많은 젊은이들이 첫 투표권을 행사한 선거였고, 실제 이들의 표가 개혁의지를 억누르려 했던 보수여당을 심판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 칠레 정치권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중대한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했습니다. 우선 처음으로 유권자 자동등록제를 실시했습니다. 따로 유권자 등록을 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상 기록을 토대로 모든 성인을 자동등록한 결과 1,700만 인구 가운데 유권자 수는 지난 선거(810만 명)보다 5백만 명이나 늘어난 1,340만 명이었습니다. 의무투표제가 폐지되어 투표하지 않아도 벌금을 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과거에는 의무투표제 탓에 아예 벌금을 내기 싫은 유권자들이 등록조차 하지 않아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도 일부 지역에선 20%에도 못 미치는 등 높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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