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오늘 치러지는 대선이 중요한 이유

현지시각으로 오늘 이탈리아 대선이 치러집니다. 전국에서 1천여 명의 정치인들이 하원에 모여 7년 임기를 마치는 87살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의 후임자를 간선으로 뽑습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권력은 실질적이기보다 상징적이지만, 이번 선거는 다릅니다. 두 달 전 치러진 총선 결과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채 연정 구성이 안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총리를 임명하고 의회를 해산할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2011년에도 베를루스코니 내각이 경제위기와 잇단 스캔들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자 이를 해산하도록 압박하고 종용한 뒤, 구원투수로 경제학자인 몬티 총리를 등판시키고 새 내각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총선 결과 표의 균형이 너무 팽팽하게 분산돼 있어 내각을 구성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좌우파가 절대 반대하는 인물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언론들은 아마토(Giuliano Amato) 전 총리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고,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총수는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가바넬리(Milena Gabanelli)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가바넬리 본인이 본업인 기자직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며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대선 투표는 3차 투표까지는 2/3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하고 그 이후부터는 과반을 득표하면 바로 당선되는데, 1992년 선거에서는 16차 투표까지, 1971년 선거에서는 무려 23차 투표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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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의와 평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물밑 경쟁

얼마 전 독일 정부는 빈부격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동서독 통일 이후 계속해서 심화되던 빈부격차가 2005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통계치가 제시됐지만, 올 가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독일어로 ‘gerechtigkeit’는 ‘정의’를 뜻하는 단어지만 종종 평등과 같은 뜻으로 혼용되기도 합니다. 야당인 사민당(SPD)과 녹색당은 유권자들에게 가장 쉽게 호소할 수 있는 이슈이기도 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이번에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독일 상원 다수당인 좌파 연정은 연방이 정하는 최저임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소득세와 상속세 증세를 비롯한 부자 증세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파 연정이 이끌고 있는 현 정권이 선수를 치기 쉽지 않은 이슈들을 꺼내든 셈이죠.

현재 연정을 이끌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CDU)과 기사당(CSU), 자민당(FDP)의 사정은 좀 복잡합니다. 시장경제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믿는 자민당은 부자증세 이슈에 명확히 반대하고 있지만 선거에서 표를 얻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이슈일 뿐입니다. 기민당, 기사당은 보수 정당이긴 해도 각각 가톨릭, 루터교의 원리를 반영하고 있기에 사회 문제에 마냥 보수적인 태도만 취할 수는 없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좌파 이슈를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최저임금제를 검토하고 있고, 기업 경영자에 대한 연봉상한제도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독일 사회의 불평등지수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이 집권한 2005년부터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독일인들의 69%는 소득과 부가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기민당 집권 하에서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믿는 사람들도 2/3나 되지만, 지니 계수는 분명 떨어져 왔습니다. 또 소득불평등 뿐 아니라 사회안전망, 공정한 사법체계, 교육을 비롯한 기회의 평등 등 여러 항목의 사회정의 지수를 측정한 결과 독일은 OECD 국가들 중 7위로 괜찮은 성적표를 받기도 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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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의 딜레마

현재 독일 정부를 이끌고 있는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CDU)은 자유민주당(FDP)과 연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중도우파인 메르켈 총리는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생당(Green Party) 후보들보다 더 인기가 많지만, 올 가을 치를 선거에서 정권을 빼앗길까 우려하고 있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의 인기가 계속 떨어지면서 선거에서 의회 입성에 필요한 최소기준 5% 지지율을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르켈의 지지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자민당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기민당 대신 자민당에 투표를 했다가 정작 지지하는 기독민주당이 제 1당 지위를 사민당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시나리오는 지난 20일 독일 북쪽에 위치한 로워 색소니(Lower Saxony) 주 선거에서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기민당 지지자들이 연정 파트너가 5% 기준을 넘기지 못할 것을 우려해 전략적 투표를 한 결과 사회민주당이 의석 하나 차이로 제1당이 되어 주 의회를 장악했습니다. 메르켈과 기민당 수뇌부는 로워 색소니에서 발생한 결과가 9월 연방 선거에서도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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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좌-우 연정 성사

지난 10년 간 네덜란드에서 극우정당의 입지는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의 유럽에 극렬히 반대하고 이민자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주장하며, 마약과 동성애 문제 등에 개방적인 사회적 전통을 바꾸려 애를 써 왔습니다. 결국 우파 연정에서 극우 정당이 탈퇴하면서 지난 9월 총선이 치러졌고, 그 결과 지난 주 중도 좌-우 정당의 연립정부가 탄생했습니다. 중도우파 자유민주국민당(VVD)의 뤼테 총리와 중도좌파 노동당의 삼솜 당수는 핵심 정책을 하나씩 양보하는 빅딜에 합의했습니다. VVD는 주택담보 대출 이자에 대한 세금공제를 제한하기로 했고, 노동당은 소득세율을 52%에서 49%로 낮추는 데 합의했습니다. 총리는 뤼테가 그대로 맡는 대신 노동당은 재무장관, 외교장관 자리를 얻었습니다. 극우정당의 득세를 우려하던 국민들은 네덜란드의 “노사 합의 정신이 부활했다”며 일단 연정 구성에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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