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주제의 글
  • 2018년 9월 7일. 어릴 때 듣게 되는 단어 수는 정말로 소득 계층에 따라 현저히 다를까?

    3천만 단어. 중산층이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와 저소득층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가 듣고 자라는 단어 수의 차이로 알려진 숫자입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지만, 20년도 더 전에 진행된 이 연구 결과는 별다른 도전을 받지 않고 어느덧 사실로 굳어져 통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관련 연구를 다시 한번 진행한 결과 앞선 연구 결과의 많은 부분에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먼저 20년 전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부유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아이와 가난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뱃속에서부터 만 네 더 보기

  • 2018년 6월 15일. 소리와 뇌파, 언어의 관계

    뉴욕대학의 데이비드 포펠은 자신의 분야인 뇌과학과 신경심리학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이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그가 한 말입니다. 그는 뇌신경의 연결을 보는 실험들이 가진 “인식론적 빈곤”을 탓하며, 이 실험들이 실제 그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와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런 부분적인 관찰들을 모아서 언젠가 의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은 헛된 상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가장 많이 연구된 C. 엘레강스라는 더 보기

  • 2018년 3월 19일. 외국인도 영어로 말하는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

    제니퍼 로렌스가 러시아 스파이를 연기하는 “레드 스패로우(Red Sparrow)”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게 뻔한 영화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여성이 주인공이고, 신선한 반전을 선보이죠. 하지만 한 가지 면에서만은 뼛속까지 헐리우드 영화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러시아어 대신 러시아풍 악센트가 섞인 영어로 대화를 나누니까요. 러시아인 스파이가 술 취한 미국 여성을 두고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다가는 저 얼굴에 총을 쏴버리고 싶을 것”이라고 불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러닝타임 내내 어설픈 동유럽식 영어 악센트를 들어야 하는 더 보기

  • 2018년 2월 5일. 크리올어의 탄생, 두 가지 학설

    93세의 노교수 엘드리드 존스는 점자 성경책에서 잠시 손을 떼고, 처음 고향 시에라리온을 떠나 영국 옥스퍼드로 유학 가게 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후 그는 서아프리카 최초의 대학인 프리타운 푸라 베이 대학의 총장이 되었고, 유일한 크리오어(Krio, 시에라리온의 공용어) 사전을 공동집필했죠. 크리오어는 얼핏 엉터리 영어처럼 들립니다. 가장 흔한 인사말인 “Aw de bodi?”는 말 그대로 ”몸이 어떠하냐?(How’s the body?)”는 뜻이죠. “잘 잤냐”, “일은 어떠하냐”와 같은 말도 같은 뜻의 영어와 비슷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크리오어는 다른 언어의 더 보기

  • 2017년 10월 13일. 노래로 뉴스를 읽어주던 시대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더 보기

  • 2017년 9월 28일. 어색한 영어 억양, 억지로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이유

    * 이 글을 쓴 에드워드 깁슨은 MIT 언어연구소와 Ted 실험실의 선임연구원이자 인지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인간의 언어가 처리되는 과정과 그 과정이 각 언어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빅데이터 언어와 아마존에 있는 원시 부족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 미국 인구의 20%, 즉 3억 명 가운데 약 6천만 명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들입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하지만 그 나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더 보기

  • 2017년 8월 25일. 문서를 요약하는 인공지능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공유되는 기사, 혹은 업무에 필요한 문서를 모두 읽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정보의 홍수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요즘,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은 인공지능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언젠가는, 컴퓨터가 모든 기사나 논문을 요약해주는 것이 당연해질지도 모르지요. 세일즈포스 연구진이 개발한 한 알고리듬은 컴퓨터가 문서를 요약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 알고리듬은 몇 가지 기계학습 방법을 이용해 긴 글을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이고 정확하게 요약합니다. 더 보기

  • 2017년 7월 17일. 미국에서 아이를 이중언어 구사자로 키우려면?

    진정한 이중언어 구사자는 상대적으로 드물며, 참된 이중언어 구사는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진정한 이중언어 구사”란 두 개의 언어를 모두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능력으로, 학교 안팎에서 외국어를 공부하느라 진땀을 빼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평생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입니다. 미국에서는 높은 수준의 이중언어 구사자를 특히 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 어린이들이 국제어인 영어를 쉽게 접하는 반면, 미국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은 영어 외에 다른 언어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중언어 구사를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언어 구사 더 보기

  • 2017년 6월 20일. [칼럼] 아들에게도 딸을 대하듯 말을 걸어보세요

    올해 아버지의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다섯 살 난 제 아들은 저에게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크고 힘이 세며, 망치로 물건을 고치고, 정말 쿨하다”는 내용의 노래였죠. 크고, 힘이 세고, 물건을 잘 고치고, 쿨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남성성을 규정하는 가사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면, 아버지, 남자, 소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이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아버지는 주로 아들과 모험을 떠나고 신체적인 힘을 과시하거나 근엄한 자립심을 더 보기

  • 2017년 5월 30일. [칼럼] 트럼프 대통령의 몸짓, 말보다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 대통령이 달변가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괜찮습니다. 언어의 빈틈을 몸짓으로 채우는 분이니까요. 이번 해외 순방 기간 대통령과 측은한 주변인들이 보여준 바디랭귀지는 그 어떤 말보다 생생하게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측은한 주변인들이란 물론 영부인과 교황, 몬테네그로의 총리 등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모두 보셨죠. 두루코 마르코비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준비하던 모습을요. 트럼프는 자기 앞에 있던 마르코비치 총리를 취재 중인 기자쯤으로 착각한 듯 손으로 밀쳐내고, 옷매무시를 가다듬은 더 보기

  • 2017년 3월 28일. 사라져가는 영어 단어들, 부활할 수 있을까?

    존재하는 대부분 종은 멸종한다는 것이 생물학자들의 주장입니다. 단어도 예외가 아니죠.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 실린 23만여 단어 가운데 최소한 5분의 1이 사어(死語)입니다. 영어는 이례적으로 풍부한 어휘를 가진 언어입니다. 역사적으로 정복을 당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넓은 지역을 지배하면서 새로운 단어가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용되기는 했지만, 한 번도 글자로 적힌 적이 없는 단어도 많습니다. 옥스포드 사전은 한 번이라도 적힌 적이 있는 단어만 싣게 되어있죠.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기록되지 않은 단어”도 수집하느라 애를 쓰는 중입니다. 미국 더 보기

  • 2017년 3월 24일. 스스로 언어를 만들어내 구사하는 인공지능의 출현

    와이컴비네이터의 샘 알트만과 테슬라 설립자인 엘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인공지능 랩 오픈AI에서 근무하는 이고르 모르다치와 그 동료들은 소프트웨어 봇이 자신의 언어를 만들고 학습하는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세계”는 언뜻 보기에 그저 이차원의 커다란 백색 화면일 뿐이며, 그 안에서 움직이는 봇들 역시 빨갛고 파란 원의 형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야말로 봇들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를 도우며 그 과정에서 언어를 만들어내는 장소입니다. 이는 흔히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 불리는 기술에 의한 것으로, 봇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무엇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