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주제의 글
  • 2013년 10월 1일. 왜 독일 정치가 미국 정치보다 나은가?

    정부가 대부분의 선거 자금을 지원하고 정당이 티비 광고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유권자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유권자층을 공략하는 마이크로타케팅이 불가능한 독일에서 의회 선거 전날의 풍경은 미국에 비해 무척 소박하고 규모가 작습니다. 독일에서는 선거 기간 동안 모든 정당이 90초짜리 광고 하나만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이 광고가 티비에 등장하는 횟수는 지난 의회 선거에서 얻은 의석 수에 비례합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와 롬니 후보가 대부분이 상대방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짜여진 티비 광고에만 각각 더 보기

  • 2013년 9월 24일. 투표, 선택인가 의무인가

    서구에서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1968년 이후 투표율이 60%를 넘긴 대선이 없고, 영국에서도 60년 전보다 총선 투표율이 20%p나 떨어졌죠. 하지만 호주에서는 지난 9월 7일 총선 투표율이 91%에 달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호주에서는 투표가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투표 참여가 의무이거나 의무였던 나라는 호주를 비롯해 38개국에 달합니다. 미국 조지아 주도 1777년에 “합당한 이유” 없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법을 만들었지만, 실제로 엄격하게 집행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곳도 더 보기

  • 2013년 9월 11일. 40년 전 오늘 칠레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성공 확률 10% 정도 / 하지만 칠레를 구하는 길 / 대사관은 직접 관여하지 말 것 / 1천만 달러 이상 지출 가능 / (피노체트라면) 걸어볼 만한 도박 / 경제적인 혜택을 가시적으로 집중시킬 것 / 48시간 내에 끝낼 것. 40년 전 9월 어느날 당시 미국 CIA 국장과 닉슨 대통령, 키신저 외무장관 등과 가진 비밀 회의에서 끄적였던 논의사항들입니다. 며칠 뒤인 9월 11일 여느 때와 다름 없던 봄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더 보기

  • 2013년 7월 22일. 일본 선거운동, 온라인으로 진출하다

    오렌지색 봉고차 안에서 후보자가 확성기에 대고 자신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흰 장갑을 낀 여성 선거운동원들이 연이어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며 주민들에게 손을 흔듭니다. 그리고 후보자는 차 안에서 아이패드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합니다.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의 흔한 선거운동 모습입니다.  오랜 기간 집권한 일본의 자민당은 최근까지만해도 디지털 선거 운동에 관한 낡은 법률을 개정하는 것에 반대해 왔습니다. 나이든 의원들이 소셜미디어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것이 이유였고, 신기술과 좀 더 친한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12월 취임한 신조 아베 총리는 앞장서서 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총선거 때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니코니코도가’에서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고, 자신의 경제 정책을 페이스북에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4월에는 자민당을 압박해 온라인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제서야 자민당 의원들도 아이패드를 구입하고 소셜미디어 강좌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후보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온라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민당의 인터넷전략국장 히라이 타쿠야는 자민당, 나아가 정치 자체에 무관심한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민당은 최근 이코노미스트 표지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아베 총리를 수퍼히어로로 묘사한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했는데,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이 게임을 다운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정치인들은 이번 법 개정으로 그다지 큰 효과를 느끼지 못합니다. 여전히 일반인이 이메일이나 트위터에서 특정 정치인의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고, 정치인이 발송한 이메일이나 메시지가 널리 전달되는 경우도 드물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선거 운동의 위세는 여전합니다. 자민당 소속의 한 젊은 정치인은 확성기로 자신의 이름만을 외치는 선거 운동에 염증을 느껴 자신이 앞세우는 정책을 홍보하려고 했지만, 선거운동원들이 오히려 이를 말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움직이는 봉고차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늘어놓아봤자 들어줄 사람도 없다는 이유였죠. 자민당 소속의 한 전직 의원은 확성기 단 봉고차가 유권자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니 아예 금지시켜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선거 운동 방식이 도입된 이후, 과거 확성기 봉고차 시절에는 없었던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니코니코도가’ 온라인 토론에서 히라이 타쿠야 국장은 사회민주당의 젊은 여성 당대표의 발언 중 적은 메시지(“닥쳐라, 늙은 추녀”)가 그대로 화면에 올라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정치인들도 새로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7월 19일. 낙태 문제에 집착하는 공화당, 그 속사정은?

    낙태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은 요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원에서 임신 20주차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34명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올려놓았습니다. 올 상반기 18개 주가 낙태에 다양한 형태로 제한을 두는 법을 도입했습니다. 민주당은 낙태 제한에 열을 올리면서도 남녀 급여 차별 철폐나 가정폭력에 관한 법안을 두고 미적대는 공화당에게 “여성과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강간으로 임신하는 경우는 “매우 적으니” 강간으로 인한 낙태도 인정할 수 없다거나, 20주 된 태아도 (단, 남자아기만) 자위행위를 한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공화당 의원들의 입에서 나온 말로, 민주당의 공격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투표자의 53%가 여성인 미국에서는 이런 식의 발언이 선거 패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성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이래 남성들 사이에서 오바마 지지율이 4%p 빠진데 비해, 여성들의 지지율은 1%p 내려갔을 뿐입니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성차별주의 정당이라 공격하면,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투표율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끊임없이 낙태와 관련된 입법을 추진합니다.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낮고, 만에 하나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게 될텐데도 말이죠. 보수단체의  한 전문가는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가장 열성적인 공화당 지지세력인데다 실제로 투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이기 때문에 공화당으로서도 이들을 무시하는 전략을 택할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공화당은 “여성과의 전쟁”이란 비난이 어불성설이라고 말합니다. 남녀 간 임금 차별을 옹호한다는 비난에는 고용주에게 소송을 거는 것이 지나치게 쉬워질까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기는 하지만 임신 후기로 갈 수록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며, 민주당의 무조건적인 낙태 제한 반대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낙태라는 사안은 유권자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YouGo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에서 낙태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4%에 불과했습니다. 31%가 중시하는 문제는 바로 경제였죠. 여론 조사원으로 참여한 한 공화당원은 민주당이 실망스런 경제 상황으로부터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성과의 전쟁”을 물고 늘어진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점을 제대로 부각시키면 민주당의 공격을 물리칠 수 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7월 9일. 美 공화당이 이민법 개정에 적극 협력해야 하는 이유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I am looking for work).” 젊은 나이에 몸뚱이 하나만 믿고 미국으로 건너온 쿠바 출신 이민자 마리오 루비오(Mario Rubio) 씨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영어는 저 한 문장이었습니다. 그런 절박함으로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한 끝에 루비오 씨는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아들인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이 지난달 상원을 통과한 이민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것은 이러한 집안 내력의 영향도 분명 컸을 겁니다. 어느덧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지고 기형적인 더 보기

  • 2013년 7월 1일. 미국에서 정치후원금 제일 많이 내는 사람들은 누구?

    2012년 미국 선거에서 60억 달러 총 정치 후원금의 28%에 해당하는 17억 달러에 가까운 정치 자금은 31,385명의 큰 손들인 개인 기부자들이 낸 것입니다. 미국 공식 인구가 3억 천 3백 85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인구의 0.01%에 해당하는 비율입니다. 인구 만명당 한명 꼴인데요. 2012년에 당선된 후보중 84%는 이 31,385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이 1%의 1%에 해당하는 이들은 보통의 미국 사람과는 거의 공통점이 없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뉴욕이나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으며 그들은 더 보기

  • 2013년 4월 9일.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철권통치자의 말년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Islam Karimov)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각각 소련이 무너진 뒤 20년 넘게 나라를 통치해 왔습니다. 중앙아시아의 라이벌 관계인 두 나라는 권력자의 철권통치 속에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두 대통령이 모두 70대로 노쇠해지면서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통해 권력을 바꿔본 경험이 부족한 나라에서 어떻게 권력이 승계되고 이양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나토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면서 두 나라의 정국이 혼란에 빠질 경우 지역 정세가 덩달아 불안해질 수 있다는 더 보기

  • 2013년 4월 3일. 파키스탄 부족지역 선거에 도전하는 여성

    파키스탄 북서부의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역에는 연방직할부족지역(Federally Administrated Tribal Areas, FATA)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부족 형태의 생활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는 이 지역은 이슬람 율법이 매우 보수적으로 적용되는 곳이자 파키스탄 탈레반이 정부군에 아직도 저항 중인 분쟁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에서 여성들의 권리는 대단히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남편과 함께가 아니면 집밖으로 나오는 것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지역의 지방의회 선거에 한 여성이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올해 40살인 바담 자리(Badam Zari) 씨는 지난 주말 지역 TV에 보수적인 무슬림 여성들이 두르는 더 보기

  • 2013년 2월 5일. 피델 카스트로, 투표하며 오랜만에 언론에 모습 드러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3일 수도 아바나에 있는 자택 근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오랫 동안 언론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피델 카스트로는 지지자와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쿠바 국영방송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구부정한 모습의 피델은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쿠바의) 인민들은 혁명적이다. 그들의 희생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미국의) 반세기도 더 넘는 봉쇄와 위협에도 우리는 굴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국가평의회 의원 612명과 1천 명이 넘는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더 보기

  • 2012년 12월 27일. 올해의 보도사진

    영국 일간지 Guardian이 올해의 보도사진들 가운데 손꼽을 만한 명작들을 추려 소개했습니다. 2012 올해의 보도사진 보기 태풍으로 정전이 된 뉴욕 맨하탄, 홍수로 물에 잠긴 차량들, 토네이도로 쑥대밭이 된 스페인의 한 마을 등 자연을 담은 사진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지구촌 곳곳에 선거가 많았던 해.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던 순간 기뻐하는 지지자들의 모습,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아테네의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미셸 오바마를 꼭 안고 있는 버락 오바마의 사진도 있습니다. 자유낙하로 음속을 돌파한 최초의 더 보기

  • 2012년 12월 11일. 美 113번째 하원: 정치, 정책 경험 많은 의원들로 구성

    지난 2010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반(反)-정치주의, 반(反)-정부주의 바람을 일으킨 티파티 운동과 함께 은퇴한 파일럿, 치과의사, 피자업체 사장과 같이 정치 경험이 전무한 후보자들이 대거 의회에 선출돼 112번째 의회 (회기 2011.1 – 2013.1)를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는 정치나 정책 등 공공 분야에서 경험을 가진 후보들이 대거 선출됐습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될 113번째 의회 의원 가운데는 이미 과거에 하원의원으로 선출되었다가 재도전해 선출된 의원 9명을 비롯해 의회에서 오랫동안 보좌관으로 일했거나 주정부나 지역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