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죽음으로 촉발된 이집트 경찰개혁 요구, 실현 가능성은?

지난 1월 TV와 트위터 상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후 노상에서 상처를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가 사망한 20대 활동가 모하메드 엘 긴디(Mohamed el-Gindy)는 여전히 이집트 경찰 개혁 요구의 중심에 있습니다. 긴디의 죽음은 경찰의 가혹행위와 정치적 보복, 당국에 의한 사건 은폐, 새로 들어선 무슬림형제단 정부와 기존 보안군 간의 담합 등 이집트의 현 지도부가 풀고 해명해야 할 문제의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은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모르시 대통령은 현재의 혼란한 정국 속에서 당장 길거리의 혼란을 진정시키는데 필수적인 경찰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단계적”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말하지만, 야권과 인권 단체들은 권위주의적 경찰 국가로의 회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긴디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3개 국어를 구사하며 여행사를 운영했습니다. 좌파 야권 지도자 함딘 사바히의 지지자로 시위대 지원 등의 활동을 벌인 긴디의 사망 이후 경찰의 감금과 고문 등 가혹 행위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자, 가족들이 언론에 등장해 눈물의 인터뷰를 하고 시민 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수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정부는 서둘러 긴디가 뺑소니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긴디를 치료한 응급 구조대원이나 의료진의 진술이 정부 발표와 달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다시 시위가 일어났지만,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법무부 장관은 이와 같은 시점에 경찰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면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모르시 정부는 “단계적” 경찰 개혁을 표방하며 국민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지만, 내부에는 개혁의 필요성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내무부 부장관 아흐메드 헬미는 “인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화염병이나 장총을 들고있는 시민들을 내가 배려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을 두고 내가 인권을 침해했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NYT)

원문보기

TIME 선정 올해의 인물 후보 ⑥

21. 김정은

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거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김정은이라는 젊은 지도자는 북한 권력 중심부를 대부분 장악했습니다. 김정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던 만큼 그가 대단히 개혁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추측부터 평양의 매파 군부들의 섭정이 강화돼 동북아시아에 분쟁이 심화될 거라는 우려까지 갖은 말이 나왔지만 아직은 김 전 국방위원장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통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2. 화성탐사선 로버(The Mars Rover)

태양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진 자동차는 지구상의 도로가 아니라 지구에서 2억 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화성 표면을 달리고 있습니다.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는 화성 과학 실험실(MSL)에서 쏘아 올린 네 번째 탐사선으로 아홉 달 간의 비행 끝에 올 8월 무사히 화성 표면에 착륙했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곳곳을 탐사하며 지표면과 대기 등을 분석한 자료를 지구로 보내올 예정입니다. 과학자들은 큐리오시티가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3.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지난 7월 야후(Yahoo)는 37살의 메이어를 새로운 CEO로 임명했습니다. 구글(Google)의 초창기 멤버(20번째 직원)로 구글의 성공을 이끈 중요한 인물인 메이어가 아무리 CEO 자리라고 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야후로 이직한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반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 메이어의 개혁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메이어는 야후 CEO가 된 뒤 몇 주 있다가 아이를 낳아 포춘紙가 뽑은 고위직 워킹맘 500명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24. 모하메드 모르시(Mohamed Morsi)

모르시는 무바라크 독재정권 하에서 한때 불법 단체라는 낙인이 찍혔던 무슬림형제단을 이끌고 민주화 이후 첫 대통령 선거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당선 뒤 모르시는 군 장성들 가운데 무바라크 세력들부터 하나 둘 권좌에서 몰아냈고, 서방 국가들과 대립할 거라는 우려와 달리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중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아직 새로운 민주화 헌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권위주의 체제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많은 이집트 국민들은 모르시가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문보기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의 월권 어디까지?

지난해 겨울 국제원자력기구의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자신의 고국 이집트에 있어서 독재자 무바라크를 몰아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새로 선출할 대통령의 권한을 미리 헌법에 명시해두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헌법의 등장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그 사이 무슬림형제단의 무하마드 모르시가 새로운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우려대로 모르시 대통령은 행정부 전반에 광범위한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입법부에는 헌법 초안을 빨리 작성하라고 지나치게 보채는 등 월권을 행사해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행정부 감시 권한을 위협 받게 된 법원 판사들과 헌법 제정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무슬림 대통령에 반대하는 기독교,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리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급조된 헌법 초안은 1971년 무바라크 독재의 시작을 알린 긴급조치형 헌법에서 적잖은 부분을 그대로 따오는 등 내용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시민들이 군대에 대한 궁극적인 통제권한을 갖는 제도”인데 새로운 헌법 초안은 현역 장성만이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해 시민의 견제로부터 군대를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모르시가 민주적인 투표 절차를 통해 당선되었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사실이 무슬림형제단에게 모든 세력과 법 위에 군림할 권리를 준 건 아닙니다. 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력의 의견을 모아 헌법부터 공정하게 제정해야 할 것입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Follow

Get every new post delivered to your Inbox.

Join 4,709 other fol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