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 개혁은 300년 된 발싸개 교체로부터

1945년 4월, 베를린으로의 마지막 진격을 앞두고 독일 엘베강 유역에서 러시아의 붉은 군대와 처음 조우한 미군 병사들이 가장 놀란 건 군인들이 발에 양말 대신 두르고 있던 발싸개였습니다. 근대 러시아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추앙 받고 있는 표트르 대제 시절부터 러시아 군인들은 양말 대신 사각형 천(여름에는 면, 겨울에는 모가 섞인 좀 더 따뜻한 천)으로 된 발싸개를 둘렀습니다. 포트양키(Portyanki)라 불리는 이 발싸개는 소비에트 시절에도 공장들이 양말보다 훨씬 싼 값에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어 명맥을 이어 왔습니다.

군인들은 교범에 따라 45초 안에 재빨리 군복을 입어야 하는데, 발싸개를 매는 법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느슨하게 맸다가는 행군할 때 물집이 생기거나 발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군의 신병교육 중에서도 빠지지 않은 단골 메뉴가 발싸개 제대로 매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었고, 이를 빌미로 한 가혹행위도 심심치않게 발생해 왔습니다. 시대착오적인 과거의 관습들을 개혁하자는 목소리는 군 내외에서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마침내 올해 말을 기점으로 모든 발싸개를 양말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양말을 도입하는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 군대 내에 남아 있는 각종 구악을 타파하고 개혁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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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갑부 우스마노프, 영국 부자 순위 1위 올라

러시아의 갑부 알리셰르 우스마노프(Alisher Usmanov)가 선데이타임즈가 집계한 영국 내 부자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소련의 개혁개방 시기 비닐봉지와 담배 독점사업부터 시작해 철강, 통신, IT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거대한 기업 제국을 세운 우스마노프의 재산은 133억 파운드(22조 8천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클럽 아스널 지분의 1/3 가량을 소유하기도 한 우스마노프는 지난해 페이스북 주식을 팔아 16억 파운드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온 인도 출신 철강왕 라크슈미 미탈(Lakshmi Mittal)은 전 세계 경기침체로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주식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부자 순위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매년 집계되는 영국의 부자 순위를 살펴보면 러시아와 인도 출신의 갑부 사업가들이 상위에 포진하는데, 영국 국적의 부자들은 주로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땅이 많은 귀족들입니다. 전세계 불황에도 억만장자(billionaires)의 숫자는 지난해 77명에서 88명으로 증가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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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터넷(2): 중국의 인터넷 정책이 세계 각국에 미친 영향

지난해 12월, UN 통신 거버넌스 콘퍼런스에서는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지지했고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인터넷으로 인한 경제적 효용은 취하면서도 컨텐츠는 검열하는 중국식 모델을 선호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성공하자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들이 인터넷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북한처럼 완전히 인터넷을 차단해버리는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도 뿐입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은 중국의 인터넷 시스템을,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시스템을 수입하면서 감시 기술도 같이 가져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인터넷이 정신질환, 이혼, 성매매 및 소아 성애를 불러오는 악질의 서비스라는 캠페인으로 인터넷 도입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지만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인구가 2006년 3.3%에서 50%까지 급증한 사례를 보면 많은 국가에서 인터넷의 보급률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습니다.

권위주의 국가들은 인터넷을 도입하기 전에 필요한 감시 전략을 먼저 구축해 놓습니다. 러시아, 나이지리아, 배트남 등은 중국의 “50센트당” 전략을 활용합니다. ‘댓글 알바’가 글 한 건당 50센트를 받고 정부에 유리한 댓글을 달며 여론을 조성하는 겁니다. 벨로루시와 에티오피아, 이란 등은 중국의 화웨이, ZTE 장비를 사용해 인터넷 사용자를 도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에 대해서는 해외, 국내 따질 것 없이 접속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경우 극단주의나 명예 훼손라는 이름 아래 인터넷 사업자가 기소될 수 있으며, 카자흐스탄 등 많은 국가들이 특별한 해명 없이 특정 사이트를 차단해 버리기도 합니다. (Economist)

세계 각국의 인터넷 자유도. 한국은 "부분적으로 자유로움" 으로 분류됩니다.

세계 각국의 인터넷 자유도. 한국은 “부분적으로 자유로움” 으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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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서유럽과 러시아의 갈등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키프로스는 75억 달러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키프로스 은행에 10만 유로 이상 예금한 사람들의 예금에 9.9%의 세금을 매겨 자금을 모으는 계획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키프로스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태입니다. 키프로스는 느슨한 세금 규제로 인해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외국의 갑부들이나 기업들이 자산을 예치해 둔 곳입니다. 지난 3년간의 유로존 위기 과정에서 남부의 가난한 유럽 국가들이 독일의 지나친 예산 감축과 긴축정책 요구에 불만을 가져 온 것은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키프로스 사태는 독일과 같은 부유한 유럽 국가와 위기에 처한 가난한 유럽 국가의 대립 구도를 넘어 에너지와 군사적인 지정학적 문제까지 포함하는 이슈로 커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키프로스의 긴밀한 관계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인구 86만 명이 사는 키프로스는 천연가스를 생산합니다. 천연가스 문제만 나오면 러시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요한 나라가 키프로스인 셈입니다. 지금까지 키프로스는 천연가스 개발권을 달라던 러시아 회사들의 요구를 거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회의에서 러시아 정부는 키프로스가 구제 금융을 받는 데 필요한 돈을 대줄 테니 러시아 기업들에게 천연가스 개발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게 영국군 기지가 있는 키프로스는 내전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리아의 항구에 대한 접근권을 잃게 될 경우 소규모 해군 기지 부지로서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러시아와 키프로스 사이에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명확한 협상 결과는 없지만 많은 키프로스 사람들은 러시아를 유럽연합 국가들의 무리한 요구조건에 대항할 수 있는 하나의 기제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키프로스 방송국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론은 유럽 연합보다는 러시아에 훨씬 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응한 사람의 2/3 이상이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의 태도와 요구를 비난하며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탈퇴해서 러시아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난주 키프로스 의회 밖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시위대는 유럽연합과 독일 총리 메르켈을 비난하는 배너를 달고 시위를 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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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타프로폴주 히잡 금지령 논란

이번 주 러시아 스타프로폴주에서는 교내 히잡 금지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소송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여학생 4명의 아버지들이 지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헌법으로 보장된 종교의 자유는 연방정부만이 제한할 수 있으며, 교장의 이번 조치로 인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이곳에 분열이 초래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방정부는 교장의 히잡금지 교칙을 지지했지만, 교장에게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고, 현재 교장은 신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현재 러시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민족 간 갈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무슬림 주민들에게 자치권과 보조금을 제공하며 분리주의 운동을 억눌러 왔고, 이것은 역으로 러시아계 주민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로 인한 러시아 주민들의 보수화, 기독화 바람은 민족 간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동쪽에 위치한 스타프로폴주는 인구 밀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입니다. 러시아계 주민들이 경제적 이유로 빠져나간 빈 자리를 다게스탄에서 넘어온 무슬림 이민자들이 채우고 있었지만, 이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TV에 출연해 히잡이 러시아식 무슬림 전통이 아니라며, 스타프로폴주 지방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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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시아-EU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난달 25일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의 수뇌부 회담은 벌써 10년 넘게 되풀이된 장면의 반복에 그쳤습니다. EU는 줄기차게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개혁을 요구합니다. 실질적인 선거,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사법부는 야누코비치(Yanukovich)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원하는 EU와의 자유무역 협정을 위해 EU가 내건 선결조건입니다. EU는 특히 친서방, 친유럽 노선을 표방했던 티모셴코(Tymoshenko) 전 총리의 석방을 암묵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바로소(Barroso)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말 확고한 의지로 개혁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 약속이 빈말에 그칠 거란 회의적인 전망이 팽배합니다.

우크라이나가 EU의 개혁 요구를 들은 체 만 체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러시아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또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는 EU와 러시아 사이의 완충지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양강 세력 사이에서 가능한 한 중립과 균형을 유지하며 더 많은 실리를 취하고 싶은 것이죠.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싼 값에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어합니다. EU는 우크라이나가 IMF가 주도하는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6억 1천만 유로(8,6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EU의 개혁 요구가 정치적인 간섭으로 비춰지는 상황에서, 별로 아쉬울 게 없는 우크라이나가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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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떨어진 운석 조각 가격, 수집가들 사이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아

지난주 러시아의 첼랴빈스크 근처 우랄산맥 상공에서 폭발한 운석의 파편이나 조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날아온 이 신비한 돌을 모으는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작은 조각이라도 진짜 운석으로 밝혀진다면 우리돈 1천만 원을 호가할 거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인도 운석과 지구에서 난 돌을 구별해낼 수 있을까요?

우주화학자인 나탈리 스타키 박사는 겉표면부터 유심히 살펴보라고 조언합니다. “운석은 대기권에 진입하며 엄청난 마찰을 일으켜 타들어갔기 때문에 표면에서 빛이 나고 질감은 매끄러우며 색깔은 검은색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확한 진단은 전문가가 성분 조사를 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영국-아일랜드 운석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운석 판매상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협회는 운석을 감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은 사려는 사람도 숙지하고 있는 게 좋고, 국제 운석수집가 협회(International Meteorite Collecters Association)의 공인을 받은 곳에서 운석을 구입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웹사이트 “Meteorite-Identification.com“에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스타키 박사는 주의사항을 몇 가지 더 말했습니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성분을 분석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흑운모(biotite) 같은 물질은 지구상에만 있는 광물이예요. 우주에서 날아왔다는 운석이라는 돌에 흑운모가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전문가에게 의뢰해 산소 동위원소 검사를 하면 그 돌이 지구에서 난 건지 지구 말고 다른 별에서 온 건지 확실하게 알 수 있고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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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한 우려의 시선

1년 앞으로 다가온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흑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의 휴양도시 소치입니다. 올림픽을 통해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소치를 향한 애정은 더욱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 경기시설들은 완공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포근한 소치의 날씨입니다. 한겨울에도 영상 10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이는 따뜻한 곳을 개최지로 택한 탓에 올림픽 준비위원회는 빙상장을 짓던 중에야 포근한 바깥 기온을 차단해 빙질을 유지하려면 특수 단열재로 건물을 덮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코자크 러시아 부총리는 올림픽 개최에 드는 총 비용이 55조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국이 런던올림픽 개최에 쓴 비용 15조 원에 비하면 네 배 가까운 액수입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고 해야 할 공사가 많아지면서 비용이 20조 원에서 자꾸 불어난 겁니다. 관료들이 중간에서 돈을 착복한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 부총리를 지냈던 야당 인사 보리스 넴초프(Boris Nemtsov)는 근처의 연안도시 아들러에서 올림픽 스키장을 잇는 도로 45km를 건설하는 데 무려 2,600억 루블(9조 4천억 원)이 든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황금으로 도로를 짓기라도 하는 거냐”고 비꼬았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올림픽 준비위원회는 서둘러 준비 비용은 낭비되는 일 없이 올림픽과 지역 발전에 쓰이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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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2기의 외교 성패, 러시아에 달렸다?

악화일로의 미-러관계는 단순히 양자 관계 차원을 넘어, 오바마 2기의 외교 의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과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왕년의 수퍼파워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거나 러시아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방, 특히 미국에 각을 세우는 것으로 국내의 민주화 시위 및 반대 목소리를 누르고 3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양 국은 지금까지 전략무기의 감축이라는 공동의 이해가 걸린 큰 사안을 기반으로 협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유럽미사일방어, 시리아와 리비아에 대한 개입을 둘러싼 대립으로 관계는 악화되었고,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의 종언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해에도 양 국 의회가 “마그니츠키법”과 “미국입양금지법”을 주고받으며 마찰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러시아에서는 대통령에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니, 관계 회복의 길은 험난해 보입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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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법, 헤롯의 법

지난해 말,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미국 입양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곧장 ‘헤롯의 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 법은 2012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마그니츠키법’에 대한 항의 표시입니다. 러시아 경찰과 세금 당국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가 재판 전 구금 상태에서 사망하자, 미국이 마그니츠키의 죽음에 연루된 인물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바로 ‘마그니츠키법’입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마그니츠키의 죽음을 수사하고 부정부패 방지책을 마련하는 대신 미국의 내정 간섭을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했지만, 이번에 통과된 법에서 드러나듯 화살이 자국 국민에게로 향하는 모양새입니다. 새 법에는 ”정치적인” NGO가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거나 “러시아의 국익에 해가 되는 행위”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부쩍 두드러지고있는 푸틴의 반미 행보와 맥락을 함께 합니다. 그러나 미국 입양 금지 조치만은 러시아 내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의원들은 미국에 입양되어 사망할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지난 20년 간 미국으로 입양된 어린이 6만 명 가운데 사망자는 19명 뿐입니다. 국내 입양이 드문 러시아에서 미국은 해외 입양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장애 어린이 입양 비율도 가장 높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 언론, 심지어 정치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2012년 대통령직에 복귀한 푸틴은 떨어지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외국, 특히 미국에 대한 혐오를 부추겨 활용하려는 듯 하지만, 이미 상당한 부와 자유를 맛본 러시아의 엘리트들은 무리한 조치에 점점 등을 돌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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