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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11월 14일. 유엔인권이사회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2006년 탄생한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ncil)은 세계 각 국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입니다. 그렇다면 이사국으로 선출되고자 하는 나라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이론은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종교의 자유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1월 12일 새 이사국으로 선출된 나라 중 세 곳(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은 미국 종교자유위원회가 “우려국”으로 지정한 나라고, 두 곳(러시아, 쿠바)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곳입니다. 물론 양심의 자유라는 개념을 둘러싸고 논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더 보기

  • 2013년 11월 13일. 미국 총기 옹호론자들의 “오픈 캐리(open-carry)시위”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의 한 식당에 모였던 한 총기 규제 찬성 모임의 회원들은 무서운 일을 겪었습니다. 식당 밖 주차장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각종 사냥용 라이플과 자동 소총을 든 채 서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안전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여성 회원은 “이들은 대화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힘을 과시하며 서 있었다”며 공포의 순간을 전했습니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두 집단의 원거리 대결은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총기 옹호론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가리지 않은 채 더 보기

  • 2013년 11월 12일. 월드컵의 해, 브라징글리시(Brazinglish)가 뜬다

    브라질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관광대국은 아닙니다.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에서 39번째로 인기 있는 관광지죠. 하지만 내년 월드컵과 오는 2016년 올림픽의 해를 맞아 브라질을 찾는 관광객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부실한 인프라와 부정부패, 조직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브라질에서는 큰 행사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나름대로 준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영어 배우기 열풍이 눈에 띄는데요, 영어 학원이 빵집만큼이나 많아졌고, 정부 차원에서 영어 배우기를 독려하고 있죠. 그러나 그 효과는 더 보기

  • 2013년 11월 11일. 납치, 인질 범죄의 표적이 되는 프랑스인들

    지난 달 말 니제르에서 3년전 납치되었던 프랑스인 4명이 풀려나기 무섭게,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 소속의 언론인 2명이 다시 말리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대낮에 도로변에서 납치된 이들은 즉시 사막으로 끌려가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올 초 지하드주의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말리 파병을 결정했던 올랑드 대통령은 공항 활주로에 나와 이들의 시신을 맞이했고, 현지로 즉시 조사 인력을 파견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알카에다가 스스로 이번 범행의 배후를 주장하고 있고, 납치범들이 시신과 함께 방치해 둔 차량에서 발견된 서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3년 11월 8일. 킬링필드의 정의는 이루어질까

    사상 최악의 대학살로 악명높은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정권의 지도자들이 곧 법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고령의 피고인 두 사람, 누온 체아와 키우 삼판은 10월 31일에 캄보디아 특별 재판정에서 방청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변론을 펼쳤죠. 누온 체아는 크메르루즈의 사상가로 폴 포트에게 “브라더 넘버 투”로 불리던 인물이고 키우 삼판은 국가수석을 지냈던 인물로, 혐의는 반인도범죄와 대량학살입니다. 이번 재판은 그 중 반인도범죄에 관한 것인데, 두 사람은 모두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캄보디아 인구 4분의 1이 사망한 일과 자신들은 더 보기

  • 2013년 11월 7일. 아이에게 여러 언어를 가르치려면?

    탁아소에서는 하루 종일 독일어를 듣지만, 집에서는 부모로부터 영어와 덴마크어를 듣는 생후 18개월 아이는 말을 어떻게 배울까요? 초반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세 언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헷갈리죠.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말이 조금 늦다고 해도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이중, 삼중 언어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릴 때 비슷한 문제를 겪습니다. 한 문장 안에 여러 언어를 섞어쓰기도 하고, 한 언어의 용법을 다른 언어에 적용해 어색한 말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너 살이 되면 언어를 분리하게 되고, 이후에는 다중언어 구사의 장점이 단점을 덮고도 남습니다. 이전에는 조기 외국어 교육이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믿는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모국어 발달을 방해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두 개 언어를 구사하면 각 언어의 어휘력이 부족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연구도 있습니다. 결국 어휘력이란 구사하는 언어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기보다는 교육, 사회경제적 지위, 개인의 읽기 및 쓰기 습관에 달려있다는 것이죠. 그에 비해 이중언어 환경의 장점은 두드러집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7개월부터 이중언어 환경의 아이들은 복잡한 일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에서 한 가지 언어만을 구사하는 또래 아이들보다 앞서기 시작합니다. 두 개 이상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이러한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경제적 요인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했더니 저소득 이중언어 가정의 아이들도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개 언어를 구사하면 노년에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도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자녀를 외국어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이중언어 환경이란 태어날 때부터 주어져야 효과가 가장 큽니다. 그러니까 집에 서로 다른 모국어 구사자가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만일 부모 중 한 사람이 영어를 쓰고 나머지 한 사람이 영어와 다른 언어 A를 구사하는 경우, 두 언어를 쓰는 쪽이 엄격하게 영어 사용을 자제하지 않으면 아이는 A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습니다. 많은 이중언어 가정에서 “한 부모 한 언어”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언어 습득에 있어 일관성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다른 학설도 있습니다. “필요”라는 것이 이중언어 습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입니다. 학교건, 집이건, 할머니 댁이건, 특정 언어를 구사하지 않으면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이 있어야 그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아이들은 두 개 언어가 모두 통하니 하나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재빨리 그 한 가지를 버리기 때문이죠. 즉 학교에서는 영어만 쓰는데 집에서는 영어와 독일어가 모두 통하면 독일어는 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쓰는 언어와 밖에서 쓰는 언어를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도 아이에게 두 개 언어를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인데, 그렇게 하려면 부모가 모두 두 개 언어를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구사해야 하겠죠. 물론 태생적으로 이중언어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다 해도 아이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어릴수록 외국어 습득도 빠르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노르웨이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영어 수업이 있고, 덴마크도 곧 1학년 영어 수업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프랑스어나 스페인어와는 달리 덴마크어나 노르웨이어는 아주 작은 언어이기 때문에 이 나라 사람들은 외국어 능력이 미래 경쟁력에 필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한 습득이 따로 없죠.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11월 6일. 공화당을 지지하는 싱글맘들의 사연

    제니퍼 마지오는 20대 때 월급 750달러로 혼자 두 아이를 키웠습니다. 보조금을 받아 임대 주택에 살면서 야간 대학을 다녔죠. 그러면서도 십일조를 빼먹지 않는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현재 은행에 다니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그녀는 그 공을 정부 지원 대신 신에게 돌립니다. 정치 이야기는 싫어하지만 자신은 매우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라고 말합니다. 미국에 사는 싱글맘의 75%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표를 줬지만, 마지오와 같이 동지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 소수가 있습니다. 이들을 그저 자신의 이해에 반해 투표하는 바보로 치부하는 것은 게으른 결론입니다. 오늘날 진보는 결혼을 예전처럼 평생 계약의 개념이 아니라, 시민권의 하나, 선택의 문제, 나아가 권리 신장의 개념으로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독립성을 최상의 선으로 보는 이데올로기 속에서 전통적인 결혼과 가족의 가치는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결혼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냉소적인 시각을 가질 것 같은 싱글맘 중에서도 이와 같은 진보적인 시각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종교에 설득당한 사람도 있지만, 스스로 진보적 사회 복지 개념을 거부하게 더 보기

  • 2013년 11월 5일. 의사들 간의 불평등은 곧 환자들 간의 불평등

    -의사이자 인류학 박사과정생인 Bisan Salhi이 Al Jazeer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의사는 남성의 직업이고, 간호사는 여성의 직업일까요? 각 분야에서 여권이 지속적으로 신장되어 온 역사를 생각할 때, 시대착오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의료보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건강보험개혁법의 시대에도 여성 의사들은 수많은 장벽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은 의사들에게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미국 의대에서 여학생의 비중은 절반에 가깝고,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전공으로도 많은 여성들이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보기

  • 2013년 11월 4일. 미국세속주의연대 “교회에 세금을!”

    미국 정부가 재정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교회에 제대로 세금을 물리라는 세속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자선활동을 하지 않는 등, 세법을 어기는 교회들은 세금 면제 지위를 박탈당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세속주의연대(Secular Coalition for America)의 주장입니다. 이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세법을 제대로 적용할 경우 연간 167억 달러의 세입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미 우주항공국(NASA)의 1년치 예산과 맞먹죠. 현재 교회들은 1984년의 교회감사절차법에 의해 재무부 “고위급” 관리의 지시 없이는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데다, 미 더 보기

  • 2013년 11월 1일. 태국에서 인종주의 논란을 일으킨 화장품 광고

    유니레버의 태국 자회사 시트라(Citra)가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펼친 이벤트가 인종주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이벤트는 대학교 교복을 입고 시트라의 ‘펄리 화이트 UV 바디로션’ 제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보내면, 우승자에게 10만바트(약 340만원)의 상금을 주는 판촉 행사입니다. 시트라가 유튜브와 TV에 낸 광고에는 피부색이 밝은 여학생과 어두운 여학생이 등장합니다. 이들에게는 “똑같은 교복을 입었을 때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은?”이라는 질문이 주어지죠. 피부색이 어두운 학생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피부가 하얀 학생은 “시트라의 제품이 도와준다”고 말합니다. 더 보기

  • 2013년 10월 31일.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캠페인 키워드 6개

    공식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은 2016년 대선 출마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언행에서 우리는 여전히 선거 경쟁에서 은퇴하지 않은 현역 정치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연설문들을 통해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사용할 가능성이 큰 핵심어들을 추려봤습니다. 1. 경제적 불평등: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그랬던 것 처럼, 클린턴은 최근 자주 미국의 빈부 격차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모교인 예일대 로스쿨 방문에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좀먹고 있는 불평등의 추세를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죠. 더 보기

  • 2013년 10월 30일. 한국 교육을 위한 세 가지 제언

    지난 반 세기 동안 한국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룬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한 세대의 노동 수명 기간 동안 나라 경제 규모가 17배 커졌고, 독재는 시끌벅적한 민주주의로 대체되었으며, 한 때 검열로 얼룩졌던 문화 부문은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학계에서는 한국의 이러한 빠른 성장을 “압축적 발전(compressed development)”라고 부르죠. 이런 발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마냥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특집 기획에서도 지적했듯이, 한국이 누리는 번영도 치열한 경쟁의 괴로움을 완화시키지는 못했죠. 압축 성장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