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 2013년 12월 18일. 우크라이나는 항상 혁명 중?

    무심히 국제면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소식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혁명이 끊이질 않는 나라입니다. 2004-5년 오렌지혁명으로 인해 부정선거가 밝혀지고 정권이 바뀐지 10년도 되지 않아, 수 십 만명의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고 하니까요. 오렌지혁명 전후로도 크고 작은 거리 시위가 종종 있었죠. 우선 외부, 특히 러시아의 시각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는 태생부터 문제를 떠 안고 있는 나라입니다.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독립된 것도 고작 20여 년 전의 일인데다, 자연스럽게 결집된 공동체라기보다는 민족적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을 인공적으로 한데 묶어놓은 모습에 더 보기

  • 2013년 12월 17일. 결혼 여부와 지지 정당의 상관관계

    미국의 결혼율 감소가 선거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4분의 1은 싱글 여성이었죠. 여대생과 가난한 싱글맘, 이혼한 전문직 여성 간에 어떤 공통점이 있겠나 싶지만, 이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성 격차”보다 “결혼 여부로 인한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도 특이할만한 사항입니다. 물론 이 차이가 오로지 결혼 여부 때문에 나타나는지, 아니면 싱글 여성이라는 명칭으로 뭉뚱그려진 집단 안에 나이, 빈부, 종교, 더 보기

  • 2013년 12월 16일. 전일본 전화받기 대회, 우승하려면?

    대규모 컨벤션 홀의 무대에는 사무실처럼 꾸며진 세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리면 책상 앞에 앉아있던 사무원이 수화기를 들고, 관객과 심판들은 숨을 죽인 채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입니다. 반 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일본 전화받기 대회”입니다. 올해는 무려 만 이천 여 명의 도전자들이 지원해, 60명의 결승 진출자가 가려지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평가 기준은 목소리 톤과 크기, 발음, 빠르기, 억양, 어휘의 사용, 예절 등 입니다. 적절한 침묵과 예의바른 맞장구의 타이밍 같은 부분도 세세하게 평가됩니다. 더 보기

  • 2013년 12월 13일. 엘튼 존 칼럼: 나는 왜 러시아 공연을 강행했나

    -엘튼 존 경이 Guardian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러시아에서 반동성애적인 입법이 있었던지라, 저의 러시아 공연에 대해 여러 추측과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러시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엘튼존 에이즈 재단(Elton John AIDS Foundation)을 통해 들은 러시아 사람들의 의견은 제가 꼭 러시아에 와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러시아 공연을 취소한다면 러시아에 계신 분들은 더욱 고립감을 느낄 것이고, 제가 러시아에 관심이 없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죠. 제가 러시아에서 만난 더 보기

  • 2013년 12월 12일. 남아공 도시 빈민들의 만델라 추모사

    지난 주 내내 신문과 방송에서는 만델라의 이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세계 각 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추모사 물결 속에서 여전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임시 거주촌에 살고 있는 200만의 도시 빈민들입니다. 현재 남아공에서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 도시가 주거와 일자리 등 여러 면에서 급증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20km 떨어진 벌판에 위치한 워터웍스(Waterworks) 임시 거주촌에는 현 아프리카민족동맹(ANC) 및 주마 대통령에 대한 반감,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가 흐르고 더 보기

  • 2013년 12월 11일. 굿바이 레닌: 우크라이나 레닌 동상 철거의 의미는?

    -콜로라도대학교에서 게르만슬라브어문학/유대학을 가르치고 있는 사샤 샌데로비치(Sasha Senderovich)의 NYT 기고문입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 근처에 있었던 거대한 레닌 동상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난 일요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레닌 동상이 철거되었습니다.민족주의 성향의 스보보다(Svoboda)당은 철거를 주도한 세력을 자처하며, “소비에트 점령의 종말이자, 마지막 탈식민화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레닌 동상은 우크라이나를 강제로 합병한 구 소련,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푸틴의 러시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구 더 보기

  • 2013년 12월 10일. 한국의 노인 자살 문제, 범인은 빈곤과 외로움

    노년층의 사랑을 다룬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흥행에 성공한 2011년, 한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4천 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990년에 비해 다섯 배 증가한 수치고, OECD 평균보다 4배 높습니다. 하지만 OECD 평균 정도임에도 큰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지원책을 이끌어내는 청년층의 자살과는 달리, 노년층의 자살은 조용히 잊혀지기 십상입니다. 충동적으로 행해지는 젊은이들의 자살과 달리, 노인들은 세심하게 자살을 준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면 예방 효과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노인들을 더 보기

  • 2013년 12월 9일. 거인, 세상을 떠나다

    넬슨 만델라의 모든 업적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지는 두 가지를 우선 꼽아보겠습니다. 첫째는 억압에 맞서면서도 강인함과 넓은 도량, 품위를 잃지 않은 모습입니다. 27년 간 그를 감옥에 가둔 자들이 편견이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만델라는 그 누구보다 자유로웠고 인내심과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죠. 당시 함께 생활한 교도관들은 그 누구보다도 만델라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는 고약한 편협함의 대명사였던 남아공의 이미지를 나라를 피부색과 관계없이 누구나 존중받으며 평등하게 살아가는 무지개빛 국가로 바꾸는 기적같은 일을 해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남아공의 더 보기

  • 2013년 12월 6일. 미국에서 중도 성향의 제3당이 등장할 가능성은?

    -NYT에 실린 토머스 에드솔(Thomas Edsall) 칼럼입니다.  건설적인 합의와 타협 노선을 싫어한다는 사람은 드물지만, 특정 사안별로 실제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은 어렵기 그지없습니다. 왜 미국 정치가 좌우 분열과 양극화을 벗어나지 못하는가에 대한 카르미네스(Carmines), 엔슬리(Ensley), 와그너(Wagner) 3인의 연구를 보면, 미국 정치의 양극화가 완화되거나 중도 성향의 제 3당이 만들어질 가망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이들은 지난 40년 간의 미국 유권자들을 이념에 따라 총 5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진보(liberal)가 19%, 보수(conservative)가 27%, 리버테리언(libertarian)이 22%, 포퓰리스트(populist)가 11%, 그리고 이른바 온건파(moderate)가 21%였죠. 더 보기

  • 2013년 12월 5일.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투표하세요

    타임지는 매년 12월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발표합니다. 결정은 편집자들의 몫이지만 독자분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 지금 타임지 홈페이지에서 올해 뉴스에 좋건 나쁘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을 골라보세요. 42인의 후보를 놓고 찬반 방식, 또는 1:1 대결 방식으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독자 설문 조사는 미국 시각 기준 12월 4일 오후 11시 59분에 마감하고, 결과는 12월 6일에 발표합니다.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은 12월 11일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몇몇 후보들을 아래와 더 보기

  • 2013년 12월 4일. 이집트 최초 여성 래퍼의 세상을 향한 메시지

    이집트 최초로 베일을 쓴 여성 래퍼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10월, 중동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스 갓 탤런트(Arabs Got Talent)>에 출연해 랩 음악을 선보인 18세의 마얌 마흐무드(Mayam Mahmoud)가 그 주인공입니다. 카이로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흐무드는 방송 출연 후 큰 화제가 되어, 대학 캠퍼스에서도 다섯 차례의 공연을 열었습니다. 여성 래퍼는커녕, 남성 래퍼조차 찾아보기 힘든 이집트에서는 무척 드문 일입니다. “여자가 드문 직종에서 일하는 것,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일터에서 남편보다 높은 더 보기

  • 2013년 12월 3일. 폴 크루그먼 칼럼: 최저임금 인상, 지금이 때다

    12월은 명절 선물 쇼핑의 달인 동시에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쇼핑몰 계산대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 지역 월마트와 맥도날드의 직원들이 받는 최저 임금은 1973년 이래 물가인상을 반영해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의료 보험 개혁을 통해 의료 보험의 혜택 범위를 키우고, 식품 보조프로그램인 푸드 스탬프(Food Stamp)를 확대하는 것 외에 이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입니다. 우선 팩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얼마 전 연방 최저임금이 오르기는 했지만 물가인상률과 평균임금을 고려하면 현재의 최저임금은 역사적으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