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 2019년 8월 12일. 음식 배달 대행업, 거대한 가능성일까 승자 없는 소모전일까

    눅눅한 종이 용기에 담긴 밥은 생각만 해도 싫은 사람, 카레를 배달하는 퀵배달 자전거에 치여 죽을까 걱정인 사람, 집밥의 종말이 문화적 퇴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짓체 그로언(Jitse Groen)을 보면 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2000년 대학 기숙사에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을 창업한 41세의 네덜란드인은 흔히 떠오르는 테크 억만장자의 전형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벤처 캐피털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상대적으로 겸손한 여섯 자리 연봉을 벌어들이면서, 가끔 직접 자전거를 더 보기

  • 2019년 8월 5일. [칼럼] 저널리즘의 역할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보도하는 것입니다

    편집자주: NPR 보도국은 이번 주, 민주당 여성 의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인종차별적(racist)”이라고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정인물이나 행위에 “인종주의”라는 직접적인 딱지를 붙이지 않고 다양한 유사 표현을 사용해온 경향에서 벗어난 결정이었죠. 그러나 NPR 내부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합니다. 보도국의 다양성과 기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키스 우즈(Keith Woods)는 여전히 이런 식의 판단은 독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보도국은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지만, 칼럼을 통해 우즈의 소수 의견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 미 합중국의 대통령이 다시금 트위터라는 스나이퍼 더 보기

  • 2019년 7월 29일. 서구 언론이 본 일본의 국가 정체성 문제

    내년 여름 하계올림픽이 열리면 세계의 눈은 일본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이 사실을 매우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죠. 매스컴은 벌써부터 올림픽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자는 제안에서부터 일본식 이름의 영어 표기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일종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더 이상 1964년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처럼 최첨단 기술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국가가 정체성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지만, 일본만큼 이 문제를 크게 생각하는 곳은 더 보기

  • 2019년 7월 22일. 트럼프가 만들어낸 무역 분쟁의 시대, 그 속의 한국과 일본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역 분쟁을 살펴보면 그 중심에는 트럼프의 미국이 있습니다. 미국은 자동차와 비행기를 두고 유럽과 분쟁 중이고, 철 생산국들과도 갈등을 겪고 있으며, 중국과는 거의 모든 품목을 두고 대립 중이죠. 그러나 한국과 일본 간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 분쟁이야말로 트럼프가 벌여놓은 일들만큼이나 타격을 불러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한일 무역 분쟁은 경제 파트너들을 괴롭히는 트럼프 특유의 전술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더 보기

  • 2019년 7월 15일. 런던의 교통혼잡세를 둘러싼 택시와 우버 간의 다툼

    올초, 미니캡 드라이버들은 런던 교통국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런던 도심에서 적용되는 교통혼잡세(11.5파운드, 약 14.3달러)를 우버를 포함, 미니캡을 모는 기사들에게도 적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이들은 운전기사와 빈곤층이 아닌 기업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칸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압박 정책이 통하지 않자 운전기사 노조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7월 10일, 고등법원에서는 미니캡에 교통혼잡세를 부과하는 것이 인종차별적이며 유럽인권보호조약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놓고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런던교통국은 공공기관으로서 간접적인 더 보기

  • 2019년 7월 8일. 미국 역사에서 잊혀진 이름, 복지권을 외치던 흑인 여성들

    1996년 “뉴 리퍼블릭(New Republic)”지는 복지 정책에 대한 당시 토론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커버스토리를 실었습니다. 신원불명의 흑인 여성 사진이 “심판의 날(Day of Reckoning)”이라는 제목을 달고 표지에 실렸죠. 한 손에는 담배를, 다른 한 손으로는 젖병을 든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에 논의 중이었던 복지개혁안은 뉴딜 시대가 탄생시킨 복지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내용이었습니다. 복지 수당을 누가,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받을 수 있는지를 전면적으로 재정의하는 내용이었죠. 법안 통과를 찬성하는 이들은 새로운 법이 수백만 수혜자들을 더 보기

  • 2019년 7월 2일. 자극적인 시신 사진, 언론이 그대로 노출해야 할까

    저널리스트인 줄리아 르 듀크는 리오 그란데 강가에서 발견된 오스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와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의 시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부녀는 멕시코 마타모로스에서 텍사스 브라운스빌로 건너오려다 급류에 휘말려 익사했죠. 사진 속에서 라미레스와 발레리아는 얼굴을 아래로 한 채 엎드린 자세입니다. 아버지는 검정색 티셔츠 안에 딸을 넣고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진이 처음 실은 것 멕시코 신문인 “라 요르나다(La Jornada)”였고, 이후 연합통신(Associated Press)이 배포했습니다. 충격적인 이미지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고 더 보기

  • 2019년 6월 24일. “마리화나 펩시”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이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다

    마리화나 펩시의 어머니는 그 이름이 딸의 앞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크게 어긋나지 않았죠. 평생 특이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했던 46세의 여성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박사학위를 따냈습니다. 학위 논문은 당연히도 특이한 이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백인 교실의 흑인 이름: 교사의 행동과 학생의 인식”이라는 제목의 박사 학위 논문에서 마리화나 펩시 밴다이크(Marijuana Pepsi Vandyck)는 교실 구성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명백한 흑인 이름”을 가진 학생들이 무시와 선입견, 학업 및 행동에 대한 낮은 더 보기

  • 2019년 6월 17일.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온 디맨드(on-demand) 일자리의 시대

    노동의 미래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예측이 나뉩니다.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는 쪽은 기술이 일시적인 혼란을 가져오겠지만 결국은 경제 발전과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온다고 예측합니다. 콤바인이 발명된 후 농촌의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퍼스널 컴퓨터가 나온 후 타이피스트라는 직업이 사라졌지만, 결국은 사람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는 겁니다. 비관주의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새로운 기술은 대량 실업사태를 낳지 않더라도 “디지털 격차(digital devide)”를 불러와, 기술을 가진 소수가 나머지 위에 군림하는 “하이테크 다운튼 애비”가 될 거라고 주장하죠. 필요한 기술을 더 보기

  • 2019년 6월 3일. “장애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 환경에 있습니다.”

    2019년 접근성 높은 도시상(2019 Access City Award)을 수상한 네덜란드 브레다를 취재 차 방문했을 때 저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기차역에서 2km 가량 떨어진 호텔까지 택시를 타는 대신 휠체어를 타고 가보기로 한 것이죠. 실제로 휠체어 사용자가 얼마나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브레다와 같이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소도시는 휠체어 사용자에게 악몽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세에 만들어진 도시 중심부와 작은 돌로 바닥을 수놓은 골목길은 휠체어 바퀴를 고장내고 최악의 승차감을 더 보기

  • 2019년 5월 27일. 핀테크 등장으로 달라진 한국의 은행업계

    서울에 사는 25세 학생 유 씨에게 “은행일을 어디서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았죠. 알고보니 그는 금융 기관 세 곳에 계좌를 여섯 개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곳은 장학금을 주는 기관에서 추천한 은행이고, 다른 한 군데는 군복무 중 군인에게 여러 혜택을 주는 곳, 마지막은 현재 아르바이트 고용주가 월급 통장으로 지정한 은행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휴면 계좌도 여럿이고, 카드는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혜택만을 위해 발급받은 더 보기

  • 2019년 5월 20일. [칼럼] 유럽의 아이덴티타리언 운동, 인종주의를 주류화하고 있습니다

    요즘 럽에서는 단순한 칵테일 파티 초대와 극우파 모의의 시작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초 오스트리아 언론은 마틴 셀너와 브렌튼 테런트 사이의 관계가 생각보다 깊다고 보도했죠. 셀너는 반듯한 이미지의 ”오스트리아 아이덴티타리언 운동(Austrian Identitarian Movement)“의 리더이고, 테런트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인물입니다. 테런트는 셀너의 단체에 기부금을 냈고, 이후 이들은 이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셀너는 테런트에게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알려주고 비엔나에서 만나 맥주를 마시자고 청했죠. 테런트가 실제로 비엔나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텔을 예약한 기록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