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사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안면인식 기술
2019년 6월 12일  |  By:   |  IT, 칼럼  |  No Comment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다음은 가디언 사설을 번역한 글입니다.

영국 압력 단체 리버티(Liberty)는 자동 안면인식 기술이 “민주주의 상수도의 비소” 같은 존재라고 비난했습니다. 해당 기술이 공공장소에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영국은 이미 서구 사회에서 가장 높은 CCTV 카메라 설치 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안면인식 기술의 도입은 얼굴을 가리지 않은 모든 사람이 국가의 어느 곳에서나 경찰에게 잠재적으로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웨일스에서 에드 브리지스가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시범 도입에 반박하며 제기한 법정 소송을 통해 이미 해당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보았습니다. 본인의 사진이 인터넷에 널리 퍼진 전 자유민주당 지방의회 의원 브리지스는 자동 안면인식 기술이 가져다주는 범죄와 맞서는 이익에 비해 손해가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샌프란시스코는 자동 안면인식의 사용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리버티는 이를 근거로 기술의 사용이나 보급이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사우스 웨일스 경찰이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며 사용한 근거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경찰은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인간의 개입 없이는 체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안면인식 기술의 사용이 결과적으로 경찰관이 CCTV 피드와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 책자를 비교하는 작업과 원론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죠. 양, 속도, 편안함은 질을 바꿉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할 경우 CCTV 피드를 살피며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훑어보는 경찰관은 이제 소프트웨어가 일치되는 사례를 찾으면 알려줄 것이라 믿으며 다른 무언가를 하겠죠.

또한, 안면인식 기술이 찾아낸 사례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은 아직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특히 해당 기술은 유색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존의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에 대해 미국 시민 자유 연맹이 시행한 최근 실험은 해당 소프트웨어가 28명의 의원을 범죄자라고 인식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28명은 흑인 연방 의원을 불균형적으로 포함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통한 감시를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중국군에서는 되려 무고한 사람이 체포되는 부수적 피해를 그다지 꺼리지 않습니다. 이런 사례가 감시하는 목표 집단에 두려움을 전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민주적인 사회의 지도자는 더 높은 기준을 보유해야 합니다.

부정확성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 진보하며, 수백만의 사람들은 이를 돕고 있죠.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으로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잠금해제 하는 사람들은 이미 해당 기술이 충분히 잘 작동한다고 믿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에 스스로나 친구를 태그하는 사람들 역시 안면인식 기술의 향상을 돕습니다. 해당 기술의 신뢰성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리버티가 경고하는 반 이상향의 정부 감시 세계가 현실이 될지 모릅니다.

안면인식 기술에 흥미를 보이는 집단은 정부뿐이 아닙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며, 매우 저렴합니다. 이는 인터컴이나 홈 어시스턴트를 비롯한 모든 사물 인터넷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광고 산업이 이미 만들어 놓은 세부적인 디지털 개인 식별 정보에 우리의 얼굴이 더해지게 되면, 상점은 손님의 얼굴 정보를 이용해 그들이 어떤 물건을 선호하는지 지도를 만들 수 있겠죠. 그때가 되면 이런 데이터 수집을 멈추기에는 너무 늦을 것입니다. 법은 리버티가 경고했듯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우리의 삶에 해당 기술이 서서히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가 저장되거나 정제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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