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전통을 존중해야 합니다
2018년 9월 27일  |  By:   |  세계, 칼럼  |  No Comment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전통을 존중하지 않아 미국의 예비역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존 매케인의 명예를 존중하지 않은 것을 넘어, 군대에서 전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군복은 단순히 옷이 아니라 신성한 규율과 과정의 일부입니다. 군대에서는 한 과업을 수행할 때 정해진 하나의 방법만이 허용됩니다. 군대에서는 개성보다 일관성이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관습은, 군인이 부딪히게 되는 수많은 혼란스러운 상황들 속에서 군인들이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군대의 전통은 각종 의식과 행사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수많은 상징과 전통으로 이루어진 군대의 의식은 군인들에게 성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전에서 포로 생활을 견뎌낸 전 군인이자, 본인을 강하게 비판했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이 사망한 직후, 매케인 전 의원의 죽음에 군 전통에 따라 경의를 표하지 않아 미국 참전 용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미국 재향 군인회 회장 데니스 로한(Denise Rohan)은 공개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 매케인 전 의원의 죽음과 그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의 장례 기간 동안 조기를 게양하는 내용의 대통령 공표”를 요구했습니다.

미국 참전 군인회(AMVETS)의 회장 조 체넬리(Joe Chenelly)는 더욱 직설적이었습니다. 그는 “백악관이 미국의 전쟁 영웅 존 매케인의 죽음을 고작 두 줄의 트위터로 언급하고, 그의 영웅적인 업적과 위대한 삶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지 않은 점에 분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전에도 미국의 예비역들은 대통령을 종종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예비역들의 비난 대상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대통령의 태도가 아닌 정부의 주요 정책이었습니다. 지난 미국 대통령들은 군인들에게 전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경험했거나, 아니면 현명한 보좌진의 조언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점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는 제임스 코미(James Comey) 전 연방수사국 국장을 해임할 때도 정해진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았습니다(코미 전 국장은 본인의 해임 사실을 방송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사적인 감정을 정해진 규정보다 우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아론적 사고방식이 사업이나 행정부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군대의 문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군인은 규칙을 어기는 행위를 군대의 권위에 대한 모욕으로 여깁니다. 오성 장군이라고 할지라도 엄격히 규율을 지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군 장성들과 어울리며 강인한 보수의 이미지를 쌓으려고 하지만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그는 군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학업과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베트남 징병을 회피했습니다. 트럼프는 군대의 가치를 이해하지도, 존중하지도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보면 그의 대통령의 지위가 그에게 군대를 통솔할 수 있는 권한을 넘어 모든 군인이 그에게 조건 없는 복종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예비역 군인들의 모임을 보면 많은 군인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여론 조사 결과를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2017년 밀리터리타임스(Military Times)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군인 중 44%만이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군인 중 절반 정도가 트럼프에게 호의적이라고 응답하였지만, 장교의 경우 오직 30%만이 트럼프에게 호의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오늘날 이와 같은 여론 조사 결과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군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이 내부적으로 큰 위기를 맞을 경우 군대와 대통령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갤럽이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94%의 미국인이 미군을 “매우 신뢰”하거나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모든 국가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의 두 배 이상입니다.

특이하게도 군대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는, 그 사람이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91%가 군대를 매우 혹은 상당히 지지한다고 응답했으나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62%만이 미군을 매우 혹은 상당히 지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미군이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리더십이 있으며, 높은 전투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에 미군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군의 군사력은 미군의 강한 전통과 의식에 기반합니다. 50년 전 대부분의 미국인은 미군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군은 목표를 달성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규범은 마치 습관과 같습니다. 규범과 습관 모두 자신감의 기반이 됩니다. 또한, 규범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주며, 불확실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예비역 군인들의 불만이 오직 매케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그보다 더 큰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군인과 전통의 영역에서는 한 명을 모욕하면 모두를 모욕한 것과 같습니다.

지난주에 우리는 전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는 국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규율과 규범을 존중해야 합니다. 전쟁 영웅의 명예를 존중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열병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열병식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과 전통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들었던 본인을 향한 비난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그는 앞으로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 Peter Atwater)

*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교(William and Marry)의 조교수 피터 앳워터(Peter Atwater)가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