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향력: 뇌과학이 밝히는 영향력의 비밀(The Influential Mind: What the Brain Reveals About Our Power to Change Others)”
2018년 8월 31일  |  By:   |  과학  |  No Comment

이 시대는 과히 “영향력의 시대”라 부를만 합니다. 물론, 모든 시대가 다 “영향력의 시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이 적어도 소셜 미디어에 의해 영향력의 효과가 극대화된 시대임은 분명합니다. 런던대학교 UCL의 뇌 정서 연구소 소장인 탈리 샤롯은 이 영향력과 뇌과학에 대한 책을 출판했습니다. 왜 우리는 어떤 근거는 받아들여 원래의 생각을 바꾸는 반면, 다른 근거는 무시하게 되는 걸까요? “영향력(The Influential Mind)”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Q: 왜 사람들은 근거를 보고도 마음을 바꾸지 않는 걸까요?

A: 사람들은 자신의 원래 생각과 일치하는 근거에는 상당한 신뢰를 보이는 반면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근거는 쉽게 무시합니다. 이는 우리가 그 근거의 가치를 자신의 기존 지식을 바탕으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하늘을 나는 분홍색 코끼리를 보았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헛것을 본다고 생각할겁니다. 그게 합리적인 반응이지요. 곧, 우리가 가진 상식에 반하는 근거들은 평균적으로 잘못된 근거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다른 근거일수록 자신에게 영향을 덜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합리적인 접근방법입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것을 강력하게 믿고 있을 경우, 그 것이 잘못된 믿음일때에도 이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자신의 원래 믿음에 반하는 근거라 하더라도 쉽게 믿게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그 근거를 원할때입니다.

예를 들어, 2016년 라이언 맥케이와 벤 태핀은 900명의 미국 시민에게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지를 물었습니다. 이 사람들의 절반은 트럼프 지지자였고 나머지는 클린턴 지지자였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 대부분은 클린턴이 이길 것 같다고 답했지요. 이후, 이들에게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는 뉴스를 알려준 후, 다시 누가 이길 것 같은지를 물었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사람들의 의견을 바꾸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단지, 트럼프 지지자의 의견만을 바꾸었지요. 클린턴 지지자들은 대부분 새로운 조사결과를 무시했고 여전히 클린턴이 이길 것이라 답했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일 경우, 그 정보가 정치적인 것이든, 음주의 위험에 관한 의사의 경고이든, 아니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든 간에, 인간의 자연스러운, 즉각적인 반응은 이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Q: 어떻게 그런 저항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A: 당신이 새로운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고 싶다면 이를 항상 신경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당신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무시하고 있거나, 아니면 당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잠깐 생각을 멈추고 이를 다시 따져보는 것입니다. 이 부정적인 정보를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제시하는 근거를 제대로 판단하게 하고 싶다면, 이 근거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은 듣는 사람이 기분 좋도록 사탕 발림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업무를 비판해야 한다면, 비판을 부드럽게 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지적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함으로써 결과물이 어떻게 나아지는지의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이는 사람들의 저항을 낮추고, 따라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Q: 오늘날 공론장의 붕괴에 대한 염려가 치솟고 있고, 그래서 이 문제는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소셜 미디어에는 부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순응성(conformity)이나 과도한 자신감과 같은 인간이 가진 오류에 의해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들은 쉽게 잘못된 믿음을 생성할뿐 아니라 이를 극단적으로 키우게 만듭니다. 바로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인터넷은 자신이 바라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었고, 이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더 과신하게 되고 바꾸지 않게 됩니다.

안드레아스 카페스와 내가 같이 진행했던 한 연구에서 우리는 두 사람이 어떤 문제에 대해 논의하게 한 상태에서 두 사람의 뇌를 MRI로 관찰했습니다. 두 사람이 동의 했을때, 그들은 상대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두 사람이 내린 결론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지요.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이 달랐을때, 두 사람의 뇌는 상대가 제시하는 정보에 덜 민감했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뇌가 스스로 귀를 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정확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답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하지요.

Q: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A: 가짜뉴스와 트롤링, 공격적인 메시지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아직 법과 규제, 처벌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넣고 인종차별적인 의견을 표현함으로써 그 사진의 사람이 마치 그 말을 한 듯한 인상을 주는 일이 아직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토론 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에 성적으로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책임을 지고 이를 바꾸어야 합니다.

한편,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이 부정적인 행동(공격적인 댓글을 다는 것 등의)을 하지 못하게 하는데는 처벌의 위협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일반적인 의견을 달게 하는 등의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주어야 합니다. 내 책의 3장에서 이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가짜 뉴스 등에 쉽게 휘둘리고 싶지 않은 사람은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때 의식적으로 자신의 반응을 늦추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몇 분 이라도 더 생각함으로써 본능에 기반한 실수를 막을 수 있음을 보인 여러 연구가 있습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Gareth 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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