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18년 6월 28일  |  By:   |  과학  |  No Comment

수 년 전, 나는 같이 수영 수업을 듣던 임신한 친구에게 의사들의 조언을 다 따르는 것이 힘들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아뇨. 그녀는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한 의사들의 충고가 사실상 똑같다고 말했습니다. “많이 걷고, 요구르트를 먹으라고 하지요.”

이것 역시 여러 요구르트 신화 중 하나일 겁니다. 사실 요구르트 중에는 초코파이보다도 설탕이 더 많이 들어간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공식품 중에 이렇게 의사들의 추천을 많이 받는 제품은 없을겁니다.

나는 항생제 처방을 받을때마다 항생제가 모든 “유익한” 박테리아를 다 없애지 않도록 요구르트를 먹으라는 말을 듣습니다. (최근 내가 인터뷰한 한 의사는 이 조언이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습니다. 곧 요구르트가 그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뜻이죠.)

입냄새를 해결해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05년 한 연구는 하루에 180ml 의 요구르트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당신이 “변비와 같은 소화장애를 가진 미국인의 87%에 속한다면” 액티비아를 먹고 기분이 날아갈 듯해 보이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이 광고가 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요구르트가 정말로 건강에 좋을 수 있음을 보이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적어도 여성들의 경우 요구르트가 몸의 염증을 줄여주었고, 이는 염증과 관련된 다른 여러 질병에도 요구르트가 도움이 됨을 말해 줍니다.

염증은 인체의 면역 체계가 침입자에 대항해 일으키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상처가 낫는 등 신체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약한 염증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천식이나 관절염, 비만, 대사 장애, 심장병 등의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들은 만성 염증을 가지고 있으며 이때문에 비만이 심장병 등의 여러 질환과 연관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사우스햄턴 대학의 영양학 강사인 캐롤라인 차일즈의 말입니다. “염증을 줄일 수 있다면, 다른 질병을 가질 확률도 낮아지겠지요.”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의 식품과학자인 브래들리 볼링은 여성들에게 요구르트 중심의 식단을 주었습니다. 그는 비만 여성 30명과 비만이 아닌 여성 30명에게 9주 동안 매일 약 두 컵의 저지방 요구르트를 먹게 하였고, 대조군에게는 유제품이 아닌 푸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체내 염증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의 양을 측정했습니다.

이 연구는 지난 해 말 발표 되었고 볼링과 그의 동료들은 요구르트를 먹은 그룹이 염증을 덜 가졌음을 보았습니다. (다른 건강지표들의 경우, 비만인 여성들만 효과를 보았습니다.)

한편 지난 주 “영양학(Journal of Nutrition)”지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 이들은 여성들에게 요구르트를 먹은 후 소세지와 계란이 든 샌드위치와 감자로 이루어진 고지방 음식을 먹게 했습니다. 이는 식후 이들의 염증 정도를 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식사 후 염증 정도가 약간 올라가며, 이는 우리가 먹은 음식이 독이 아닌지를 면역 체계가 구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결과, 고지방 음식을 먹기 전에 요구르트를 먹었던 그룹은 다음 몇 시간 동안 염증 반응이 더 적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비만 참가자들의 경우 요구르트를 먼저 먹은 이들은 식사 후 정상적인 혈당으로 더 빨리 돌아왔습니다.

요구르트가 어떻게 염증 반응을 줄이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살아있는 유산균”이 어쩌면 장 표면을 튼튼하게 만들어 장 속에 존재하는 염증 유도 분자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염증 유도 분자는 체내로 퍼져 신체 여러 부위의 세포들이 염증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또는 요구르트가 면역 세포가 애초에 염증 신호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연구들도 이 기작에 대해서는 별로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최근 몇몇 연구는 프로바이오틱 요구르트가 염증을 약간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해 중국에서 이루어진 메타 분석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은 류마티스 환자에게 긍정적 효과를 거의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유당불내증을 가진 이들이나 요구르트를 싫어하는 이들은 볼링의 연구에 사용된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몇몇 유산균(Streptococcus thermophilus, Lactobacillus bulgaricus, Lactobacillus acidophilus)을 알약으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볼링은 유제품 자체가 유산균 외에도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 리뷰 논문은 유제품이 우유에 알러지가 없는 이들에게는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보였습니다.

차일즈는 유제품의 칼슘이 지방 섭취를 줄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혹은 요구르트 자체가 충분한 단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어 음식을 덜 먹게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 처럼 하루에 요구르트를 두 컵 씩 먹을 경우 다른 불량식품을 덜 먹게 될 겁니다. 유산균 알약을 먹어서는 이런 효과를 볼 수 없겠지요.

차일즈는 또한 요구르트나 프로바이오틱을 어느만큼 먹는 것이 몸에 좋을지를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유제품 회사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요.”

물론 이번 볼링의 연구는 미국농무부(USDA)가 지원하는 비영리 기구인 국립유제품협회(National Dairy Council)의 연구비로 이루어진 연구입니다.

볼링은 연구비의 출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번 연구의 연구비를 NIH에서 받았든, 국립유제품협회에서 받았든, 미국농무부에서 받았든 우리는 같은 결론을 내렸을겁니다.”

한편, 요구르트와 푸딩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실험에 참여한 비만 여성들은 9주 동안 약 1kg 의 체중이 늘었습니다.

“비만이 아닌 여성들의 건강이 좋아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텍사스 베일러 의대의 면역학 교수인 제임스 베르살로비치의 말입니다. “이번 실험을 요구르트가 무조건 몸에 좋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요구르트에 포함된 당분이 다른 건강상의 잇점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약 이번 실험에서 여성들이 소세지 샌드위치가 아니라 건강한 식품을 먹었다면, 요구르트로부터 염증반응이 줄어드는 이득을 크게 보지 못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어쨌든,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있는 이라도 요구르트를 먹음으로써 염증을 더 낮추는 것은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베르살로비치는 그 차이가 아마 염증에 의한 질병을 예방할 정도는 되지 않을 거라 이야기합니다.

차일즈도 동의합니다. 요구르트가 천식이나 류마치스를 막아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정도의 연구까지는 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어쨌든, 요구르트를 먹는다고 나쁠 것은 없겠지요.

결국 우리는 왜 몇몇 음식은 “건강한” 음식으로 여겨지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유익할지 모르고, 적어도 몸에 나쁘지는 않으며, 맛도 나쁘지 않고, 그러니 안 먹을 이유가 없는, 그런 음식들 말이지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쏟아지는 이 분야에서 이 정도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한계일지 모릅니다. 여기에 약간의 과대광고가 가미되면 맹신자들이 탄생하는 것이죠.

객관적으로 볼때 요구르트가 무언가에 특별히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를듯 합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여러 연구들을 조사하는 동안 나는 관절염에 고생하는 엄마에게 요구르트를 매일 드셔 보시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말았답니다.

(아틀란틱, Olga Kha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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