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의 다른 기술 기업은 “빅테크” 라는 말로 묶일 수 없습니다.
2018년 3월 28일  |  By:   |  IT, 경제  |  No Comment

사회와 정치 분야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에 대한 걱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국에 기반을 둔 마케팅 회사가 분석한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2016년 미국 대선 캠페인 기간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선전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이런 걱정은 더 증가했죠.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른 기술 기업에 대해 사용자들이나 정부 기관으로부터의 반대 역시 심해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컴퓨터 관련 사업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는 해당 기업들을 묶어서 “빅테크(Big Tech),” “프라잇풀 파이브(Frightful Five),” “GAFA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4개 기업의 앞글자를 딴 것)” 라고 부르기도 하죠. “빅 테크”라는 말로 기술 기업들을 하나의 산업 분야로 묶으며 우리는 그들의 위협과 영향력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한 산업 분야가 사회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면 이를 하나의 단어로 지칭해 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빅 오일” “빅 토바코” “빅 파마” 등으로 말이죠. 소위 “빅 테크”라고 불리는 회사들은 물론 거대합니다. 2017년, 해당 기업들은 미국 내 가장 가치 있는 상위 5개 회사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시장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나는 5개 기업을 묶어서 부르는 것이 기업 간 사업 모델과 관행에서의 차이를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술 기업들을 적절한 사업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은 해당 기업들이 시장과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기술 관련 기업들이 경쟁이나 민주주의 자체를 제한하는 힘을 평가, 규제, 관리할 방법을 제시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구글: 검색을 통한 광고 수입에 의존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주 함께 토론됩니다. 아마도 인터넷 광고 분야에서의 지배력 때문이죠. 2017년, 두 기업은 미국 디지털 광고에 소비되는 돈의 63%를 가져갔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광고에서 수입을 얻죠. 2016년 동안 페이스북은 97%,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88%의 수입을 광고에서 거뒀습니다. 그러나 각 기업이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용자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얻고자 하는 바는 매우 다릅니다.

구글의 가치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데서 옵니다. 구글이 매일 실행하는 35억 개의 검색이 모두 상품으로 판매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은 오직 사용자가 돈을 지불받은 링크 (“광고”라고 표시된 검색 결과 상단의 3개 결과나 컴퓨터 사용자의 경우 스크린 오른쪽에 위치한 몇 개의 링크)를 클릭할 경우에만 돈을 받습니다.

광고가 클릭 될 때에만 돈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광고주들은 구글을 선호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데 따라 광고료가 결정되던 과거 미디어와 비교해 이는 매우 좋은 조건이죠. 또한, 구글은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찾는 주된 공간입니다. 이는 실제 그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광고가 도달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죠. 이 타이밍을 위해 광고주들은 2016년 동안 구글에 794억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페이스북: 관심을 끄는 콘텐츠로부터 오는 광고 수입에 의존

반면 페이스북은 기존 미디어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제공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광고주에게 팔죠. 이는 TV, 라디오, 프린트 미디어가 수십 년간 해오던 방식입니다. 페이스북과 기존 미디어의 차이는 그 콘텐츠가 어디에서 오느냐에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기보다, 사용자들이 개인적인 메시지나 링크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페이스북은 광고주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메시지를 보았는지에 기반을 둬 돈을 받습니다. 페이스북은 기존 미디어 광고보다 세분된 그룹의 사용자들에게 개별화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죠. 2016년 미국 대선 기간의 광고를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정확한 타게팅입니다.

애플: 전자 기기 판매 수입에 의존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과 달리, 애플은 여전히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6년 애플이 거둬들인 수입의 84%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 판매로부터 얻어졌습니다. 기기마다 이익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애플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온라인 광고 시장을 독점하는 것처럼 하드웨어 시장을 지배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폰이 곳곳에 있는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세계 핸드폰 판매량의 상위 20%에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미국 내 판매에서도 30%를 차지하는 것에 불과하죠.

물론 애플은 아이튠스 음원 분배와 같은 다른 서비스 사업 분야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업들은 대부분 애플이 하드웨어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부가적인 사업에 불과합니다. 아이튠스, 앱스토어, 아이북스 스토어, 애플 뮤직, 애플케어, 애플페이와 같은 다른 보조적인 서비스들은 2016년 회사 수입의 오직 11%만을 더했습니다. 10억 달러를 온라인 비디오에 쓰고자 했던 회사의 계획 역시 하드웨어 판매를 홍보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소매업, 컴퓨팅, 미디어로부터 오는 다양한 수입에 의존

애플과 비슷하게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매출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컴퓨터, 애저(Azure)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게이밍 콘솔, 검색 엔진 광고를 판매합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한 기술 기업의 전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구글의 G스위트와 같은 경쟁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관련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셜 미디어에 공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역시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가지고 있지만, 회사의 주력 분야는 2016년 연 수입의 70%를 차지한 상품 소매업입니다. 회사의 1,360억 연 수입에서 아마존의 웹 서비스 콘텐츠 호스팅,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9%, 미디어 사업은 대략 18%만 기여했죠. 아마존이 벌어들인 미디어 사업 수입은 240억 원으로 넷플릭스의 3배지만, 여전히 아마존의 주요 사업은 아닙니다.

기술 초점을 두지 말고 기업의 시장에서의 행동을 규제하세요

이는 기술 관련 기업이 매우 다르고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5개의 기업은 정도는 다르지만, 모두 컴퓨터와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죠. 또한, 해당 기업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의 행동을 분석합니다. 5개 기업 모두 미디어, 수송, 소매업 등 해당 분야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5개 기업을 묶어 “기술” 기업이라고 인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시각입니다. 각 기업의 주된 수입원은 매우 다릅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해당 기업들의 경제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불안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합니다. 사실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이 5개의 기업이 같은 사업 분야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죠. 그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지난 기간 동안 처음에는 선구자나 경제적 구원자로 여겨지던 사업 분야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덜 관대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빅 테크”는 기존에 우리가 경험해왔던 것과는 같지 않습니다. 사실 하나의 “것” 자체가 아니죠. 신화적으로 기술 관련 기업들을 보기보다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기반을 둬 해당 기업들을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컨버세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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