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와의 전쟁에서 승기 잡은 중국
2018년 3월 20일  |  By:   |  세계  |  1 comment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는 빈곤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치렀던 것처럼 공해와의 전쟁을 단호히 선포합니다.

지난 2014년 3월 4일,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모인 공산당 대의원 3천여 명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영 TV로 보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훨씬 많은 이들 앞에서 실로 담대한 선전포고를 한 겁니다.

이는 경제발전이라는 지상 과제를 위해 환경보호를 등한시하던 오랜 관행과의 단절을 뜻하기도 했는데, 과연 중국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공해를 줄여갈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리커창 총리의 발언으로부터 4년이 지나는 동안 데이터를 살펴보면 분명한 성과가 눈에 띕니다. 중국은 실제로 공해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공해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불과 4년 만에 주요 도시들이 대표적인 오염물질인 대기 중 미세먼지를 32%나 줄인 점이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띕니다.

공해와의 전쟁을 치르는 법도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비판이 이는 등 잡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해서 공해를 줄여나가면, 중국에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건강해지고 기대수명마저 수개월에서 몇 년이 늘어날 수도 있을 만큼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는 저와 제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 결과가 암시하는 바입니다.

여기까지 온 비결은 무엇일까요? 리커창 총리가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하기 몇 달 전에 중국은 주요 도시에 최소 10% 이상 대기 중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기오염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일부 도시는 10%보다 더 급격하게 오염을 줄여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도 베이징 일대는 공해를 25% 줄여야 했고, 베이징시 당국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만 총 1,200억 달러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먼저 수도 베이징 주변을 비롯해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금지했습니다. 기존 발전소들도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게 하는 규제를 가했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는 차량 통행을 제한했습니다. 또한, 제철소를 줄였으며, 석탄 광산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전략은 공격적인 수준을 넘어 지나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환경부가 지난여름 발간한 143쪽 분량의 “(공해와의) 전투 계획”을 보면 많은 가정과 회사에서 겨울철 난방용으로 쓰는 석탄 보일러를 모두 폐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문제는 석탄 보일러의 대용품이 마땅히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일부 가정과 일터, 심지어 일부 학교까지 난방 기구 없이 지난겨울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난 몇 달간 마침내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구체적인 성과를 살펴봤습니다. 중국 내 250곳에서 중국 정부가 모은 데이터에 주중국 미국 대사관, 영사관의 데이터를 더해 분석한 결과 실제로 공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대도시의 성과가 특히 눈부셨습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35% 줄어들었고, 허베이성의 성도인 스자좡시는 미세먼지 농도를 39%나 줄였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은 바오딩시도 미세먼지 농도를 38% 줄였습니다.

공해를 줄인 것이 실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체적으로 미세먼지 농도 변화가 기대 수명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연구 링크 1, 연구 링크 2) 대기의 질에 따른 삶의 질 지수에서 사용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연구에 썼습니다. 중국 데이터를 직접 구해 썼기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거나 그 나라 사정에 맞춰 해석을 달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해와의 전쟁 덕분에 중국은 이미 국민의 기대수명을 상당히 많이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204개 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공해가 줄어들면 중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2.4년 높아집니다.

베이징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는 인구 2천만 명의 기대수명은 평균 3.3년, 스자좡시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평균 5.3년, 바오딩시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평균 4.5년 더 늘어납니다. 젊은이들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연령대의 기대수명이 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중국에서 공해가 줄어드는 속도와 규모는 모두 대단히 놀랍습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 도시들, 특히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공업지대의 심각하던 대기오염과 각종 공해를 떠올려보면 지금 중국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1970년에 제정된 미국의 대기오염 방지법이 실제로 미국의 대기오염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에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법이 제정된 지 4년 만에 미국의 전체 대기오염이 평균 20%나 줄어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중국이 4년 만에 줄인 32% 수준을 달성하기까지 미국은 무려 12년이나 걸렸습니다. 중간에 작은 경기 침체 덕도 있었죠.

물론 많이 개선됐다고 해도 여전히 국제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안전 수준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수준까지만 도달하더라도 중국인의 기대수명은 추가로 1.7년 더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훨씬 더 엄격한 국제보건기구 기준을 충족한다면 4.1년이 더 늘어납니다.

중국이 지금 이만큼 이룩한 깨끗한 공기를 계속 유지하느냐, 한 걸음 더 나아가 공해를 더욱 줄이는 데 성공하느냐는 결국 경제성장과 환경 보호라는 오래된 딜레마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에 달렸습니다. 중국이 초반에 놀라울 만한 성과를 이룩한 것은 상명하복식으로 특정 행동을 하지 못하게 아예 금지한 덕분입니다. 공해를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시장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하지는 않았죠.

정부가 앞장서서 획일적으로 정책을 집행하다 보니 앞서 소개했듯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난방 없이 한겨울을 나야 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를 달성하고 더 높은 목표를 이루려면 이런 식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효과도 명확하지 않고 비용은 훨씬 더 들게 될 겁니다.

대기오염 방지법이 제정된 뒤 수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치인들은 공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봤습니다. 시장 논리에 입각한 규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미국의 경험을 통해 증명됐다고 봐야 합니다. 중국이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를 도입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동참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여러 가지 공해를 줄이는 데 배출권 거래제와 비슷한 정책을 도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여전히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중국이 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한 규제라는 무기를 통해 공해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이는 대단히 놀라운 일이 될 겁니다. 특히 미국은 오히려 시장의 규제를 통한 해결책을 무척 간헐적으로 써왔을 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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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onuri

    과연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하군요.
    자국 대도시만 피해서 황해 인근으로 옮긴걸로 아는데 이는 자국엔 좋아도 한국이 피해를 보는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