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삶의 즐거움까지 자동화되는 시대
2018년 2월 7일  |  By:   |  IT, 칼럼  |  No Comment

당신이 휴가에 어딘가로 떠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아마 전부터 휴가를 기다려 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개인 로봇 비서는 다른 생각을 할지 모릅니다. 당신의 로봇은 자신을 휴가 동안 데려가는 것이 더 싸고,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침착하게 설명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로봇은 객실 대신 화물칸에 싣고 갈 수 있습니다. 충전만 잘 해주면 문제없이 쓸 수 있죠. 로봇은 범죄의 대상이 될 확률도 낮으며, 도중에 길을 잃지도 않을 것입니다. 물론 아무도 로봇을 휴가지에 데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경험에서 오는 시각, 청각, 후각적 즐거움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면서 말이죠.

사람과 로봇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나는 사람들이 점차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비록 로봇이 이미 많은 부분에서 훌륭하게 일을 해내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활약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사람은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떤 활동을 자동화시켜야 하고, 그러지 않아야 하는지를 논의해야 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우리가 그런 활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쁨 역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무기와 위험

자동화시키면 안 되는 작업의 목록을 생각해내기는 쉽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자동화된 무기들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무장 드론 같은– 이미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결정이 로봇의 손이나 그들의 작동 알고리즘에 맡겨져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 사람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데 대한 도덕적인 고려는 실제 사람만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행 같은 삶의 즐거운 경험이나 행복, 배움, 모험을 가져다주는 많은 다른 기회는 자신들을 위해 따로 두죠. 로봇에게 주어지는 일의 대부분은 작업장의 노동 중 반복적이고, 위험하고, 더러운 것들입니다. 그러나 자동화나 자율성이 모든 작업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로봇은 노동자들이 직업적 자부심, 만족감, 즐거움을 얻는 직업까지 차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자동화의 이점과 단점

자동화된 자동차나 관련 기술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운전하는 차보다 자율주행차가 더 효율적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까요?

자동화가 더 효율적인지는 사용자의 선호도나 상황에 달려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존재하던 직업인 “엘리베이터 운전원”을 생각해보세요.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자동차 운전자”도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거나, 햄버거를 먹고 있거나, 서로 다투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들은 누가 어느 층에서 내릴지를 물어봐 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심지어 아무 짐도 들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들 역시 외로움을 느끼거나, 혹은 아침마다 받는 쾌활한 미소나 날씨에 대한 불평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기술 중 하나인 차는 이미 사람들을 서로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함께 운전하거나, 운전하는 데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겠죠. 이는 사람들을 다른 운전자,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무관심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는 함께 장소나 사회를 공유하고 있다는 감각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죠.

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비슷합니다. 이제 건물 소유주는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노동자에게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소유주의 돈을 절약해줍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운전원은 실직하게 되겠죠. 자동차 승객 역시 택시, 우버 비용 등에 쓰던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겠죠. 화물 운송회사 역시 트럭을 지속해서 운행함으로써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와 트럭을 운전해왔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은 다른 직업을 찾도록 강요받겠죠. 이는 결코 쉽거나 금세 이루어지는 종류의 일은 아닙니다. 효율성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문제를 얼버무립니다. 그들은 다른 직업이 항상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죠.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의 재구성

위의 노동자들은 직업을 잃으며 경제적 비용을 치를 뿐 아니라 삶의 기쁨과 만족의 원천 역시 잃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좋은 월급만이 아닌 같은 정도의 정서적 보상을 주는 직업을 구하고자 할 수 있죠.

자동화가 사람들의 일만 변화시키는 건 아닙니다. 자동화는 활발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참여자였던 사람들을, 분리되고 동떨어진 관찰자로 만들며 사람들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를 바꿔 놓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즐겁거나 성취감을 느끼지 않게 되죠.

궁극적으로 우리는 삶이 더 자동화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닌 그래야만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당분간 로봇에 의해 부분적으로 작동되는 새로운 자동차는 주차장에서 당신의 전화를 기다리는 데 머무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완전히 자동화된 자동차는 어느 날 운전하는 기쁨, 나아가 삶의 기쁨을 위해 운전하고자 할 수 있습니다. (더 컨버세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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